동창 친구들을 만났다.
30여년을 만나온 친구들이다.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정해놓고 만나니
시나브로 늙어가는 우리모습을 느낄 수가 없다.
세월이 지나면서 더러 헤어지고, 소식이 닿지 않고,
벌써 하늘나라 간 친구도 있다.
친구들은 키가 고만고만 하고 작다.
작은 사람들이 제 나이를 덜 먹은 듯하게 보인다.
우리 친구들은 소위 말하는 '동안'들이 많다.
사진은 거짓말을 못하는지, 사진속의 우리들은 나이들었는데.....
그러나 사람의 눈은 착시현상을 일으키나보다.
우리를 나이보다 적게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친구 하나가,
자기는 아직도 새댁소리를 듣는 단다.
그러면서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이 반말을 한다고 기분 나쁘단다.
'새댁' 으로 지칭되는 것은 즐기면서 거기에 걸맞는 대접은 싫어하니,
이중성이다. 그러자, 나와 친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마디씩 한다.
나이를 적게 보아서 당한 여러가지 억울함(?)들을 질세라 이야기한다.
사실은 좋아서 자랑들을 하는 것이면서도
아닌 척, 속마음은 감춘채 이중성을 한껏 즐긴다.
제 나이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흰자위로 째려주고,
나이보다 젊다고 짐짓 놀래주는 사람들에게 속으로 고마워하며,
우리는 이렇게 세월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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