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이랑 말다툼을 했다.
이 아이는 이제 14살, 중학교 1학년이다.
그런데 무엇이든 모른다, 기억안난다, 잃어버렸다로 일관한다.
어른들은 어렸을 때 충격이 있었다고 해서 무엇이든지 감싸고 돈다.
그러나 엄마인 내 입장에서 보면 한심한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사람들이 새엄마라 그런가 할지도 모르지만 요즘 아이들 크는것을 보면 그것은 아닌것 같다.
아직 신발끈도 못 매고, 책가방도 챙기라고 말하지 않으면 챙기지 않고, 옷갈아 입으라고 말 안하면 안 갈아입고, 씻으라는 말을 안하면 안 씻는다. 먹는것에 한해서만 배곺ㅡ면 챙겨 먹는다. 어떨 때는 정신이 좀 이상하지 않나 싶을때가 있지만 참는다. 내가 그런말 하면 배안파 안 낳아서 그런다고 할 것 같아 참는다. 그래도 야단칠것은 치고 살아야지 마냥 덮어둘수만 없어 요즘 잔소리를 좀 많이 하는편이다.
학교에서 캠프를 가는데 선생님은 분명히 언제간다고 말을 해주고 방학 하기전에 통지서도 와서 날짜를 기억하고 있고 다른것도 아니라 놀러가는 일이라 당연히 기억하고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 또 선생님이 참가비도 가지고 오라고 한다기에 " 언제 가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또 물었다. 기억이 안 난단다. 내가 언제가는지도 모르는데 참가비를 가지고 가냐고 했더니 선생님이 이야기를 안해 줬단다. 순간적으로 머리뚜껑이 확 열려버려서 옆에 있던 파리채로 한 대를 때렸더니 이놈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본다. 1분이상을.....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나도 순간적으로 당황을 해서 한동안 그러고 있었더니 끝까지 노려보는것이 아닌가, 친정에서는 조카들 조차도 그런일이 없었기에 머리끝까지 기운이 올라와 머리가 밤새 지끈거리고 아픈것이,"저런 자식을 위해서 내가 희생을 할 필요가 있나"라는 회의가 든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 챙겨주고 말을 생략했다.
그런데 이런 아이를 데리고 먼길을 떠나야 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그 많던 의욕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 누구를 위해서 아직 젊다면 젊은나이를 희생 봉사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 손 놓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고 회의가 들어 기운이 없다. 아이가 불쌍해서, 남편이 불쌍해서, 아니 내가 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전에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나도 아이를 가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내가 자식을 낳아봐야 배아파 낳은 어미의 심정을 안다고 했든가? 마음이 많이 아파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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