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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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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여섯 아들하나


BY 하루 2007-08-15

 지난 유월에 아버지는 엄마를 먼저 보내셨다. 엄마 아버지는 70년을 함께 하셨다. 그 긴세월 한번도 싸운적이 없다. 내 기억에도...... 아버지는 엄마를 먼저 보내고 기력이 쇠잔하시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9시 되었다가 새벽 4시가 되었다가,,,, 귀신은 없나보다 하신다. 엄마가 한 번도 안보이니 하시는 말씀....지난 49재때 " 너 엄마는 다시 인간세상으로 왔을끼다"하신다. 우리 모두 느낌도 그렇다. 아직 엄마 가신것이 실감이 나지않는다.

 

엄마, 아버지는 딸 여섯, 아들 하나를 두셨다. 말썽많은 내가 지난해 결혼까지 했으니 마음이 가벼워 지신건지, 아님 더 무것워 지신건지 아직 모르겠다. 결혼 할 당시 올케가 집을 나가버려 오빠가 엄마, 아버지를 모셔야 될 상황이었으니, 평소 아들 밖에 모르는 엄마는 내가 많이 섭섭했으리라.....

 

큰 딸은 서울로 시집보내 부자가 되었다, 첫날밤에 엄마등에 업혀있던 내가 똥싸서 부자된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둘째딸과 네째딸이 아버지 가까이 있으면서 아침저녁 반찬이며 특식이며 해드리고 있다. 오빠가 살림을 잘하긴 하지만 , 그 두언니 없었으면 우리 아버지 어쩔뻔 했는지 ..엄마 돌아가시고 장례식날 우리 모두는 아버지 빨리 모셔가라고 엄마한테 부탁했다. 그것이 진정 아버지를 위해서 그랬는지 우리가 부담스러워 그랬느지 우리 모두 말이없다. 효도 아들 부럽지 않는 사위들을 두셨다. 둘째사위 네째사위는 두 말할 필요도 없고, 그런 사위들의 효가 우리 딸들이 시집살이 잘해서 당연한것이이라 해도 우리 형부들은 정말 대단하시다. 매일 들여다보자해도 한 번도 안된다 말씀을 하신적이 없다.

 

그 큰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 있을지.....

 

아들 하나, 우리 오빠 ?

전에 엄마 살아계실 때는 우리 모두 엄마 원망을 많이 했다.

사업 망하고 마누라 단속 못하고 가정단속 못해서 말년에 엄마, 아버지 집도 없게 만든것 엄마가 아들 잘못 키워서 그렇게 된것이라고...... 아버지는 왜 한번도 아들을 나무라지 않느냐고...... 막상 내가 시집살이를 해보니 내 부모 만한 어른들이 없으시다.

 

혹시 자식이 마음 아플까 한번도 싫은 내색 않으시고 조용히 지켜만 봐주시는 우리 아버지 마음 다스림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어려서 부터 온갖 고생 다 해보신 분이 말년에 사위밥먹고 사시는것이 못내 가슴아프지만,,,, 우리는 사위도 자식이라는 말로 위로를 건넨다.

 

오빠는 사업에 실패하고 마누라도 잃었지만 효자이다. 정말효자다.

엄마, 아버지 잔소리 하시면 한번도 말대꾸 안한다. 그저 웃기만 한다. 자신의 몸하나 가누기 힘들것인데도 정신적인 스트레스야 말로 해서 무엇하겠냐만 힘든 기색이 없다. 그것도 성정탓이겠지만.... 살아보니 그런 성정이 장단점 모두 있거늘 예전에는 나쁘게만 받아들여졌다.

 

지난 겨울에는 손수 된장, 고추장, 담궈서 우리 가니 맛있는 된장을 준다. 간장도 얼마나 맛이 있는지..... 옻나무 간장이란다. 그런 살림 솜씨 올케있을 때 좀 도와주었으면 집나가지는 않았을것인데......자식욕심은 많아 조카들이 지엄마 만나는것을 싫어한다. 그래도 엄마인데 만나지 말라고 한들 안 만날까.....욕심이다.

 

엄마가 집나간 올케때문에 속이 상해서 일찍가셨다. 그래도 우린 원망하지 않는다. 시집살이 힘든것을 아니까, 그래도 좀 참고 살지, 1년만 참고 살았어도 지금쯤 자식들 한테 고맙단 말 들으면서 살껀데, 큰 조카는 지엄마 안본다. 편찮으신 할머니 버려두고 갔다고 , 조카는 조선에 없는 손자였다. 올케는 어느 하늘 밑에서 살아도 피눈물을 흘리면서 살고 있으리라.....

 

딸 많은 집 아들은 잘 안된다고 옛날 어른들이 말씀하신것을 들었다. 딸들이 친정복을 가지고 가서?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로 보자면 그렇겠지만 다른면에서는 전혀 손색이 없다.

엄마 가셨을때 외손, 외손서들이 3일장까지 지켰다. 우리엄마는 복이 많으시다. 어느집 왼손들이 외할머니 3일장을 지킬것인가,,,, 회사에 휴가받아서..... 이시대에 드문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질들이 모두 착해서 일년에 서너번씩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꼭 찾아본다.

 

그것도 언니들이 아이들 잘 키워서 그런것이겠지만, 엄마가 우리들을 잘못 키웠다면 그것마저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엄마는 딸 많다고 예전에 할머니한테 구박받아서 시집살이 눈물겹게 하셨지만 그래도 좋다고 하신다. 조선에 없는 손자도 대학졸업하고 어였한 사회인 되었고, 엄마 장례식때 눈물겹도록 빈소를 지켰으니 행복했으리라 생각을 한다.

 

이제 오빠 빈자리 채워줄 참한 여자 어디 없을까....... 우리는 돈벌어서 젊은 여자 데리고 살라고 한다. 국제결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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