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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화


BY 이슬 2007-02-16

합리화.

 
궁지에 몰린 스스로를 구제 하는 방법으로 자주 써먹는 합리화란 단어.
억지로라도 머리를 짜 내다가 보면 결국은 합리화로 흐르게 된다는걸.
반올림을 하면  오십줄에 드는 내 연륜으로 터득하게 된 엄청난 금자탑.ㅋㅋ
 
한날 한시에 부부라는 타이틀로 가정의 울타리를 치고 살게된
남자 그리고 여자~
 
가운데 축을 두고 닮은 서로를 만나기 위해.
적지 않은 시행 착오란 강을 건너 오게 된다..
 
사랑이란 달콤함을 그대로 간직하며.
긴긴 세월 해로의 각오 아래 출발을 하지만.
 
살다보면.
그게 어디 쉬운 일이 던가?
 
남편의 알콜 사랑에 평생이 힘든 나..
 
한번 먹으면 소위 코가 삐뚤어 지도록 먹어야 성이 차는 이남자.
먹은것과 비례하는 이튿날의 참담함.
 
그 힘듦을 반복 하면서도
좀 처럼 알코올을 멀리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결혼 초에는 몸이 상하는걸 걱정 했다.
말리고 회유 하고.
사정도 하고 부탁도 했지만.
 
이미 잔소리의 위력이 먹혀 들어갈 만큼의 권위가 위축 된지 오래.
 
[有有相從]
사람은 꼭 비슷한 사람 끼리 뭉치게 된다.
 
잠시의 담소에도 술잔이 돌아야 뭔가 찬듯 하고.
 술과 인간 관계는 붙어 다니는 강력 접착제의 모습이다...
 
오늘
도로 교통 안전 관리 공단에서 교육을 받고 휴식을 위해 우르르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교육생들을 보며.
이상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시행 하는
[주취반]..
 
소위 음주 운전을 하다가 면허 취소 당하고
기백만원씩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사람들의 정신 재무장 교육.
 
멀쩡하게 생긴 남자들.
심지어 여자들까지 교육생에 묻혀 나온다.
매주 마다 백명은 족히 넘는다..
 
울 남편도 조만간에 저 교육생들 틈에 끼어 교육을 받게 되겠지?
 
얼마전에 사고를 내었다..
교차로에서 갑자기 바뀌는 신호 앞에서 급제동을 거는 소나타를 뒤에서 박아 버린 거다.
앞차는 언제나 급제동을 할수 있다는 가정을 두고
안전 거리를 확보 해야 함에도.
 
제동 거리는 이미 한계상황을 벗어 났기에.
그대로 쾅~~~~!!
 
다행이 사람은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상대 피해자는 보험설계사.
합의금 차 수리비 오십만원.
 
음주 운전 면허 취소.
(알코올이 0.17..인가?)
차후에  음주 운전에 대한 벌금도 나올 것이다....
 
화가 났지만..
이미 나는 통장에서 그 여자 차 수리비 오십만원을 준비 해두고.
합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 갔지만.
 
경종을 울려 주기 위해.
시치미 딱 떼고 혼자서 해결 하라고 남편을 윽박 질렀다.
 
사실 남편이나 나나.
부부사이에 비자금이란 일푼도 가지지 못하고 산다.
그럴 필요가 없기에.
 
일요일 아침.
그 여자에게서 남편 앞으로 전화가 왔다.
 
딱딱 부러지는 소리.
마치 죄인을 대하듯
일방적으로 밀어 부치는 그 여자에게
 
갑자기 부화가 치밀었다.
남편이 들고 있는 전화기를 확~~뺏어 들었다.
 
[아줌마~~지금 현금 들고 보낼 테니 합의서 바로 써주고 영수증 똑바로 써서 보내요.]
[무슨 말이 그렇게  거칠어요?운전 하다보면 그럴수도 있고..술한잔 할수도 있는거죠.]
[갑자기 급 제동을 건 아줌마 책임도 있다는거 아세요??]
 
아~~
 
갑자기 [측은지심]이 들기 시작을 하며.
그렇게 웬수 같은 남편의 역성을 들어 주고 있는 나 자신이 보인다.
 
이른바 남편을 위한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나를 느끼며.
내게도 남편을 향한 사랑이 있었나?를 반문 해 보지만.
도리 도리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사랑 보다 더 무서운 정이란 거다.
 
돈을 들고 합의를 위해 나간 남편이 집으로 들어오질 않는다.
몇 시간후 전화를 했다.
 
[영아 엄마 보기에 미안해서 집으로 들어 갈수가 없다.미안해~]
[영영 안들어 올수 있어?]
[그래.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줄께..이혼을 해달라면 도장 찍어 줄꺼고.
집에 들어 오지 말라면 안들어 갈께...]
 
순간적인 필름이 핑핑 돌아 간다.
혼자가 되는것?
이혼??
 
갑자기 억장이 무너져 온다.
눈물이 난다.
 
알수 없는 가슴 아림.
그게 정이란 걸로 내 가슴에 묻혀 들어 온다..
 
[영아 아빠~~빨리 들어 온나.없는 것 보담은 곁에 있는게 나을것 같어..맛있는것 해놓을께
얼른 들어 와라~][그럴까?]
 
그날.
우린 가슴과 가슴 사이를 오고 가는 뗄수 없는 정이란걸 확인하며.
오랫동안 서로 부둥켜 안고 떨어 질수가 없었다..
 
조절 할수 없는 내 눈물은  남편의 가슴 아래로 흘러 내리고~
그걸 닦아 주며.
 
나도 얼핏 보았다.
님편의 눈가에도 얇은 이슬이 맺히는것을~
 
2인 1색인 동조자로 ~~
 
생의 마감의 그날까지 풀릴수 없는 부부의 연.
한바탕  회오리가 지나갔다.
모처럼 평온 하다.
 
부부란 이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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