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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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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을 붙이다가...


BY 사월향기 2007-01-30

남편이 이틀째 외박이다.

친구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퍼주기 좋아하는, 180센티미터 훤칠한 미소년(?)같은 내 꽃서방이 오늘도 결근을 했다.

그러나 나는 일을 한다.

남편대신 숯불을 지피고 고기도 자르며 상도 치워야 한다.

가끔씩은 은근슬쩍 걸한 농담을 건네는 손님의 입씸에 맞는 맞장구도 쳐야 한다.

7000원짜리 돼지갈비 1인분 팔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그래도 요리사 신랑덕에 고생의 종착역이 보이려 한다. -정말일까?-

쓰고 싶은  글

그리고 싶은 그림

배우고 싶은  욕구들

사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

꽃뱀이 되고 싶었던 시절은 사라지고

이제 나는 살모사가 되는 느낌이다.

앗차!

이 놈의 잡념때문에 그만 숯덩이에 손등을 데고 말았다.

수 년간 단골이었던 손님이 내손을 보고 안스러워 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유산의 아픔에도 웃으며 일을 했다.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일을 한다는 것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내가 살아있음이 아니겠는가

속으론 고상한 척 하지만

나는 여전히 숯불을 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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