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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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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


BY 曉 溪 2007-01-11

2. 사랑아, 내 사랑아.

 

" 네에,  서윤석 산부인과입니다."

" 아, 저 원장님 좀 바꿔 주실래요? "

" 누구시라고 말씀드릴까요?"

" 윤정희라고 합니다. "

" 네에 , 윤정희씨요 ?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요."

 

" 아 나야? 언제 도착했어? "

" 음 , 좀전에. 근데 지금 많이 바빠? "

" 조금, 그렇지뭐, 늘 , 같애.

근데 미안하다. 마중을 못 나가서.

어떻게 차편은 준비 되겠어? "

" 아니. 뭐, 택시 타지뭐. 염려할 거 없어.  "

" 고마워 , 투정하지 않아서.

그럼 곧바로 택시 타고 들어와.

거 왜 병원 앞에 <맥심>이라고 전에 갔던 다방 있지?

게까지 오면 그 다음엔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마마."

" 알았어요. "

" 그래 좀 있다 봐."

 

그리던 그였다.

지난 해 여름에 만나 잠시 시간을 함께 보낸 이래

이 시간까지 한 순간도 잊어 보지 못한 그 였다.

그렇듯 정희에겐 그가 소중한 사람이었다.

대학 시절 아니 중고등학교시절 까지 통털어

그 녀의 인생 내내 그 녀와 함께 했던 그 였지만

그리고 한 때는 그 녀를 배신감으로 

미쳐버리게 한 그였지만

그러나 이제 다시 만나 그의 사랑을 확인하고 난 지금에는

그 모든 것이 하찮은 추억 거리가 되어 버렷고

다만 그가 생명같이 소중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인천 공항을 떠나 서울로 오는 내내

그 녀는 택시 안에서 오직 윤석이만 생각했다.

언제나 싱그런 미소가 죽지 않는 사내 ,

늘상 상대방을 배려하며 행동하는 그 매너,

그리고 훤칠한 키에 건강한 체구. 잘 생긴 얼굴 모습

무엇하나 그에게서 부족한 것을 찾을 수 없을 것같았다.

그가 다시 그 녀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 때 잘 나가는 재벌의 딸에게 눈멀어

그 녀를 울려버린 그,

그러나 실제 결혼생활에 들어갔을 때에서야

윤석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단다.

지금은 별거중인 그들의 틈새에

지금 정희가 서 있는 것이다.

 

작년 여름 참으로 우연히 서울 한 복판에서

운명적으로 마주친 그들은

다시 옛 사랑의 타오르는 열정으로 되돌아 갔다. 

 

그들이 호텔에 들던 첫날 밤

둘은 신혼 초야같은 환희와 감격을 맛보았다.

이미 서로가 남남이 되어 각기 다른 사내를 남편으로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아 산 경험을 갖고 있는 저들에게는,

그리고 지나간 젊은 시절 오랜동안 함께 뒹굴어온 그들에게는

별 신기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그들은 뭔가 달랐다.

둘다 기다렸다는듯이 찾고 도 찾았다는 듯이

싱그런 살내음에 취하며 그대로 죽어 갔었다.

 

어느덧 차는 을지로 5가 <서윤석 산부인과> 앞에 멈춰 섰다.

정희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찻집 <맥심> 으로 걸어 들어 갔다.

 

" 여어, 역시 미인은 다르시구먼 .

금새 다방 안이 화안해 지는 데.하하" 

윤석은 어느새 다방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 는 얼굴 한 가득히 미소를 띄고

미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정희를 달려나와 맞았다.

 

" 앉자, 피곤하지?"

" 뭐 별루. 오면서 내내 잤어 . 좀 지루 하더라."

" 그래 맞어, 14시간은 너무 긴 시간이야. 근데 뭐 마실까?"

" 나 커피줘."

윤석은 커피 두 잔을 주문한 후 정희의 눈 빛과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 어디 아팠었니?"

" 왜? 뭐가 좀 달라 보여?"

" 응 많이 야위어 뵈는데 . 좀 피곤해 보이기도 하구."

" 음, 장시간 비행기를 탄 까닭이겠지 뭐. "

" 아니 꼭 그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뭐 속 상하는 거라도 있어?

 

<" 그래 나 지금 좀 지쳐 있어.니가 보구 싶어서.'> 

 

정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게 말해 주고 싶었지만

자존심 같은 것이 용납하질 않았다.

 

" 별일 없어. 병원 바쁘지? "

" 글쎄, 늘 여전해.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하는게 내 생활 아니니.

허지만 이젠 정희 네가 왔으니까 좀 쉬어야겠지?

우리 공주마마께서 나를 좀 쉬게 놔 두실 지 모르지만 말이야. 하하하."

" 내 가 뭐 어때서?  "

정희도 눈 꼬리를 치켜 세우며 의미있게 웃었다.

 

" 이 번엔 얼마나 있을거니? "

" 나 ?.아주 여기서 살꺼야..."

" 뭐라구 ? 그럼 좋지."

윤석이 놀라는 시늉을 했다.

농담으로 받겠다는 표정이다.

 

허긴 정희도 해 본 소리다.

성진이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한 두 군데가 아니라서

무슨 구실을 대든지 더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헌데 요한이가 걸렸다.

이제 대학에 들어가야할 요한이가

과연 엄마없는 삶을 잘 감당해 줄른지 그게 염려스러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형제도 없이 혼자 자란 요한이,

게다가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제 한 몸도 감당 못할 것 같이 뵈는 요한이가

지금 그녀에게는 가장 큰 짐이었다.

성진과의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낀 때부터

그 녀의 관심사는 오직 요한이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여름 윤석을 만난 이후로는 그도 변하였다.

지금은 윤석이 하나 밖에는 관심이 없었다.

단지 에미로서의 충분한 역활을 해주지 못하는 것이 죄스러울 뿐

더는 미음에 부담되는 것이 없는 것이 지금의 정희다.

 

" 나 숙소를 하나 잡아 놨어." 

" 어디, 호텔루? "   

" 응 , 호텔두 아주 특급이지."

" 고맙다. 근데 어디야?"

" 바로 요 뒤에. 병원 바로 뒷편에 오피스 텔이 하나 새로 들어 섰는데

가 보니까 이건 이름만 오피스텔이지 아예 아방궁이더라.

그래 그냥 한 칸 준비해 뒀어.

50평이면 쓸만하지?

네 이름으로 했어.

내가 주는 선물이니까 받아서 잘 쓰셔요.....마마.

단, 나 이외에 다른 남자는 절대 입장시킴 안돼 알았지? "

윤석은 특유의 유머스런 표정으로 익살을 떨었다.

 

" 정말이야 ?"

정희는 의외라는 듯 눈 까지 커지면서 정색을 했다.

" 어차피 우린 자주 만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만의 공간을 갖기로 한거야.

내가 틀리지 않았지?"

정희는 자못 감동이라도 된 듯 윤석을 바라보며 잠잠히 미소만 지었다.

 

" 자 나가자. 나 오늘은 일찍 나와 버렸어.

급한 일 있으면 연락하겠지 뭐.

가서 밥먹고 우리의 보굼자리 구경이나 하자.

그게 좋겠지?"

" 그래 , 알았어." 

 

정희는 다방 문울 나서면서 윤석의 팔에 매달렸다. 

젊은시절 하루도 빼지 않고 매달려 살았던 그 팔이었다.

오늘 따라 정희는 더욱 다정하게 그 팔에 매달렸다,

바깥 날씨는 겨울답게 싸늘했다.

그러나 그녀의 가슴은 윤석으로 하여

온통 훈훈한 온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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