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으로부터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기분도 이곳 사투리로 치자면 쎄하다. 바깥 날씨변화에 민감한 건 사실이다. 선천적으로 민감성을 간직하고 있던 탓일가. 아이들 수업은 좀 긴장된다. 어차피 강사란게 말로 풀어가야할 일인걸, 더군다나 독서지도란 입이 없이 할래야할재간도 없다. 눈으로 보고 어린것들의 시선을 맞춰가며 이쪽에서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면 아무리 똘망똘망한 눈망울들이래야 교육적 커뮤니케이션은 말짱 헛 일. 교사와 강사의 레벨차이도 한창 거리가 있다. 교사란 어엿한 국가의 녹을 먹기에 떳떳하며 지나치면 더러 오만해지기도하고 방자해지기도 한 것, 그에 대응하는 강사는 주눅들게 마련. 강의 의뢰를 받으면 교사로서의 체면을 세우기 바쁘고 없을때는 그야말로 무직무보수다. 서러운 게 그쪽 생리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다는면에서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면이 없지않다. 지금처럼 몸이 않좋을때는 쉬고 싶기도 하건만 그래도 견뎌야지. 기다리는 어린 것들을 위해. 아니 강사로서의 체면과 입장을 생각한다면 쉰다는 건 한 낮 호사다. 목을대가 간질간질하다. 침도 올라오기시작한다. 에~에취 드디어 시작이다. 기침이 발동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이삼 일은 아니면 일주일 이상 가기도 한다. 숨을 들이키는 순간순간마다 목구멍의 통증이 더해진다. 이럴땐 세상모르게 잠이나 똑하니 떨어져 자버리면 좋을 것이다. 이것저것 해야될 일을 일시적으로나마 잊어버리는 건 아주 좋다. 정신건강에도 도움이된다. 두시간동안의 감기기운을 동반한 강의는 그럭저럭 마무리했건만 목구멍의 울렁거림과 샤한 느낌은 여전하다. 점점 심해지는가보다. 버스를 타고 삼십삼분. 하차하자마자 찾아든곳은 역시 내과.시골소읍의 동네 내과는 소아과를 대표로해서 이빈후과 부인과 각종내과 없는게 없을정도의 종합병원이다. 아이들델;고 다니면서 그나마 친분관계를 쌓아둔셈으로 이런날 조금이라도 위로도 받을겸 진찰이 그나마 영 모른데보다 안심이다. 의사란게 친분관계따라 진료정성이 차이날턱이 없는건 기정사실일터. 인간은 간사하다. 그래도 아는 사람찾고 편한곳 찾기 마련.
"어떻게 오셨어요?"
"어제부터 목이.. 아마 감기가.."
여의사는 후레쉬로 시커먼 내 목구멍안을 들여다본다.
"아~ 부었네요."
역시나 감기가 온몸에 퍼졌나보다.
이놈의 감기는 기어코 기승을 부린단말야. 이제 꼭 내 몸을 휘젓고 한바탕난리를 치다가 가겠거니 생각하니 벌서 긴장되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감기손님을 최대한 빨리 퇴치하는 방법은 기거이 받아들이고 여의사의 처방대로 약복용을 철저히하는것 이상 더 좋은 방법이 있으랴. 에라. 오늘은 실컷 낮잠이나 자자. 감기탓만 하면 만사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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