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이른 아침 이불을 주섬주섬 챙겨
마루에 나와 늦잠을 청했다.
애들은 일요일이면 왜그리들 깨우지 않아도 일어나는지
테레비젼소리에 새벽에 들어온 남편의 코고는 소리 까지
거슬리는 일요일 아침
참 징그럽다 나도 늦잠좀 함 자보자고 오랜만에
늘어지게 자보고 싶다라는 생각이였다.
그것도 잠시
여섯살 아들 녀석이 드르륵 방문여는 소리
모른척하고 돌아누워 어찌하나 싶었다.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슬며시 내옆으로 와 팔을 쭉 펼지면서
가슴팍을 파고 들었다.
"엄마! 자....."
내가 자는지 확인하면서 자기손을 내 얼굴에 같다대기도하고
지볼을 내볼에 얹어보기도 하더니........
내가 웃음을 참지못해 "푹푸~~~~~~~후"
소리를 냈다
"에이 엄마 안자내
엄마! 내가 행복해"
"왜"
"이렇게 엄마랑 내가 어린이집 안가는날 있어서"
"그리고 아빠랑 큰누나랑 작은 누나랑 있어서"
행복하는 아들 녀석말에
가슴이 써늘함이 감돌았다.
그래 지난 3년간 내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일년에 한번씩 부산에서 강원도로 강원도서 부산으로
딸아이 둘은 엄마랑 아빠랑 떨어져 살기도하고
내아들은 죽고 못사는 작은 누나랑 떨어져 살기도하고
다 같이 모여 살기 시작한 지난 1년간은 일요일도 없이
직장을 다니는 엄마 덕에 늘 사랑이 고팠던 모양이다.
같이 사업하던 남편의 사촌형에게 백원짜리 하나 없이 다빼기고
집도 가게도 다내어주고 나와야 했던 작년 9월에 비하면 지금
비록 좁은 남의집 살이지만 나 역시 무지 행복하다.
지난 1년 남편 대신 가족의 생활을 책임지고 살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일요일 아침 늘어지게 늦잠을 청할수 있는 그리고
가끔은 징그럽다고 불평할 수 있는 일요일 아침을 맞는 내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