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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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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BY 유경 2007-01-13

얼마나 잤을까...딸아이의 투정어린 소리가 점점 가까이들려오며 스폰지같이 축 늘어져있던 내몸이 꿈틀거렸다.

"엄마! 정신차리라구.대체 몇시간을 자는거야?"

그래.그랬을거야.아마도 족히 13시간이상은 잔거같다.계속 이상한 꿈에 헤매기도하면서. 중간에 한번은 잠시 깨었던것도 같다. 아이들 컴퓨터 소리도 잠깐 들엇던것같고 한참 뜨고있는 '마리아'란 노래소리도 들었던것같으니.

 

지인(친하지는 않지만 서로 알고지내는)이 죽었단다.밤늦게 연락을 받고 (역시 같이 알고지내던 동생) 부랴부랴 장례식장에 가게되었다.상주인 아들과 부인을 보고 다분히 형식적인 문상을 했다.

 

아직은 한창때라고 할수있을 나이. 오십을 바라보는 마흔아홉을 며칠 남겨두고 차안에서 잠을 자다 산소부족으로 사망했다니 더 어이가없다.

술도 한잔 못마시는 사람이라 술탓도 아니고 참으로 덧없는 목숨일수밖에..

부부간에 사이가 좋지않아 툭하면 차에서 잠을 자곤 했었다. 개인적으론 그랬었다. 왜저러고살아,차라리 헤어지지. 하지만 남의말이니 쉽게 했겠지싶다.

 

그사람의 인생이 사실 너무 이기적이긴했었다. 생전 남의 애경사찾는사람도 아니였고 주위에 친구도 거의 없는걸로안다.나와도 이기적인 성격으로 인해 두어번 말다툼도 했었고..

 

그러나, 죽음앞에 무슨 앙금이 있겠는가싶다. 어차피 벌어진일 좋은곳으로 가길바라는맘으로 연거푸 몇잔의 소주를 들이켰던가?

어찌되었든 눈물 한방울 흘리지않는 아내가 미웠고 미련해보였다.어쩌면 저리도 솔직할까(?) 발인날까지도 결코 많지않았던 문상객들..

 

 산다는것과 죽는다는것 둘다 힘든것임에야 어찌하랴만 적어도 내아이들이 덧없는 소리에 휘둘리지않게는 살아야겠다고 생각도하면서 힘든 며칠을 보냈고 앞으로 그미련한아내를 난 또 어떤 얼굴로 대할른지 심히 걱정스럽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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