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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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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난다 34주년


BY 김효숙 2015-11-15

어젯밤 내내 대장내시경 준비로 종일 흰죽 한그릇 먹고

저녁부터 물만 먹고 약 먹고 정말  힘이 들었다

오늘은 결혼 34주년 아침 일찍 병원으로 직행..

남편은 수면 내시경하려면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함께 갔다.

며칠전 소화기내과 정기 검진으로 갔는데 대장 내시경을 하란다

채혈하고 무슨 일이 있는걸까

대장 내시경을 하라니 겁이 덜컥 났다

워크샵 간다는 아들은  저녁에 물 세병을 사다 놓고

병원에 전화해서.. 자상하게 물어보고 약을 몇시 몇시 먹으라며

종이에 적어 놓고는 내심 걱정하며 갔다

 

어려서는 엄마가 즈이들 약 먹이느라 혼줄 뺐는데

나이를 먹으니 아들이 엄마를 챙겨주니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덜컥 겁이나서 약 먹기전에 기도하고  먹었다

밤새 화장실 드나들고 드뎌.. 12시를 잘 넘기고 잤다

 

병원에 갔는데도 덜덜...

소화기내과에 가서 내시경 시작 침대에 누웠는데

혈압이 188 에 99다

기가막혀   왜 그리 숨이 가빠지고 겁이 날까

혈소판 감소로 팔에  주사를 꽂는데 피는 튀고 우와...

하여간 꽂긴 꽂았다

코에다 만약을 대비해 산소를 넣으려고 줄을 대고

자아.. 주사가 들어가면 뻐근해요

 

나는 붕어마냥 뻐끔뻐끔 올라간 혈압만 내리기를 바라며

껌뻑껌뻑하고 있는데 언제 눈이 감겼을까

한숨 잘잤다 싶더니 다했단다

우매우매 이렇게 좋은걸..

수면으로하니 나중이야 어떠하든 좋기는 좋다

 

십분 기다리니 의사선생님이 결과를 말해주는데

대장은 깨끗해요  근데   이년전 쓸개에 용종이  방광에도 용종이

조금 자라나서 석달후 다시 보잰다.

살을 빼면 줄어들을수도 있다니 살을 빼야겠다.

휴우......... 남편과 병원문을 나와 아이구 배고파...

갈비탕 한그릇 먹자고 갔더니 점심 메뉴 갈비탕 육천원짜리는 12시 반인데

다 떨어졌다며 전복하나 낙지 한마리 들어간 만원짜리 먹으랜다.

몰려드는 사람들이 12시반임에도.. 할수없이 다 만원짜리로 먹을수 밖에

상술인 듯 싶다만  배가 고프니 어쩌랴

맛나게 먹고 집으로 와서는 어제 먹고싶던 사과도 먹고 아들이 사다 놓은 대봉연시도 먹고

누웠다. 큰아들이 전화가 왔다

 

결혼 기념일이니 저녁을 함께 먹자고 말이다.

챙겨주는 아들이 있으니 고맙고 고맙다

동네 근처에 진진밥상이 있다 한정식인데 이만원

우리 네 식구는 참 오랫만에 가서 함께 한정식을 먹고

처음으로 넷이 커피도 마셨다.

 

가난하면 어떠랴

배려해주고 축하해주는 가족이 있으니 행복하다

남편은 열심히 돈번대니 감사하구

막둥이는 연기를 할거랜다 ㅋㅋ   진작하지

몇년전   장애인의 편견이라는 프로에 뇌성마비 연기자로  잠시 출연했던 막둥이

엄마를 닮아 끼가 다분하다

 

사랑하는 아들들이 있어 함께한 결혼기념일. 병원다녀 온 오늘이지만 감사하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