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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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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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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니


BY 김효숙 2015-02-09

여섯살때는 엄마 머리에 난 하얀머리카락  한가닥 때문에

눈물을 철철 흘리며 우리 엄마 할머니되면 안된다며 하던 막둥이

 

여덟살때는 식당에서 일하고 밤 늦게 들어오면 식탁위에서는

물이 주르르 흐르며 널어 놓은 하얀 태권도복

잠자는 곁에가서 보며는 하얀 종이 위에

엄마 피곤 하실까봐 제가 태권도복  빨아 놓았으니

피곤 하신데 얼른 주무세요  하며 써놓았던  맘씨고았던 어린 막둥이

 

국민학교 4학년때는 허리아파하는 엄마를 위해

잠깐 나갔다오며 사천원 들고 핫팩을 사온다며 나간 아들은

두시간이 지나도록 들어오지 않아 애타게 하더니만

해가질녘 지푸라기로 단을 묶은 총각무우 한단 사들고 들어와서는

엄마 핫팩을 살려고 했는데

시골 할아버지가 총각무가 안팔려 앉아계신 모습을 보고는

너무 불쌍해 이천 오백원을 주고 한단으르 사니 핫팩은 사지 못했다며

아쉬워하던 막둥이

 

5학년때는 엄마 김치하는것 힘들까봐

급식후 남은 김치 가지고 갈 사람 하시는 담임 선생님 말씀에

엄마 생각이 났다며 비닐 봉지에 싸들고 오던 막둥이

 

고등학교 다닐때는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엄마 좋아할것 같아

고덕동에 있는 이산 저산 돌아다니며 산딸기 따서 까만 봉지에 싸들고 오더너 막둥이

아픈 엄마  제일 좋은 물 먹어야 한다며 한병에 사천원하는 지하 암반수 물을 사가지고 오던 막둥이

 

군인 가서는 다리아픈 엄마를 위해 하수오 뿌리를 사서 보내기도 하고

은행을 따서 감이랑 보내오기도 하던 막둥이

 

군대 제대후에는  엄마가 일하는 가게앞에 이쁜 꽃들을 사다가 심어주기도 하고

하나만 빼서 화장실에 갖다 놓을까 하면

엄마 꽃이 친구들 옆에 있어야 잘 자라지

혼자 화장실 갖다 놓으면 쓸쓸하다고 하던 막둥이

 

엄마가 친구들 만나러 가면 용돈 쥐어주며 멋지게 커피도  맛있는것도 사주라던 막둥이

 

취업할때 보증을 서 주던 엄마 친구에게 고맙다며 첫 월급 타서는 불고기 사다가

갖다드리던 막둥이

 

취업후에는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외국 여행 가면

엄마 초라해하지 않게한다며 좋은 옷을 사서 입혀주던 막둥이

 

교회에서 채육대회할때 운동화가 마땅치 않네 하고 갔는데

한참 있으니 엄마 아빠 운동화를 사가지고 운동장으로 가져오던 막둥이

 

어느땐 맛있는것도 잘 사주고

어느땐 집에 먹는것 요것 조것 다 사가지고 와서 먹으라던 막둥이

얼마나 산다고

얼마나 산다고....

멋지게 살아라고 하던 막둥이

날좋은 날이면 친구랑 커피도 마시러 가라며 용돈도 쥐어주고

엄마 아빠 새 운동화도 사주던 막둥이

 

아빠가 빵 좋아한다고 빵을 자주 사다주던 막둥이

가끔씩 외식도 시켜주고 그러는데 말이다

 

요즘 형아랑 이사를 간댄다

나가서 지 형제들 둘이 산댄다

집이 좁고... 출퇴근하기 힘든가보다

 

밥먹다가 왜 돈을 못 모으냐고 핀잔하는 말 한마디에

엄마인 나는 울었다

말없이 울다가 큰아들이 달래주기에 더욱 눈물이 났다.

엄마인들 안모으고 싶을까

알뜰살뜰 모을수만 있다면 나도 모아서 깜짝 놀래주고 싶다.

하지만........한달한달 이어달리기도 버거우누 현실이다

그렇다고 자식에게 말할수 있나

 

우와... 속이 타 들어간다.

남편에게도 말도 안한다.. 그냥 나 혼자 짊어지고 살아왔으니

짊어지고 살다보면 나을날이 오리라

 

그 모든것으느 지나가리라

힘든 시기도 세월이가면 지나가리라

내 작은 꿈을 계속 꾸다보면 지나가리라

 

마음 속으로 삭히며 참다가 큰아들이 안아주는 바람에 터져버렸다

흑흑

엄마 빨리 나 안아줘

다 우리 잘살자고 하는거잖아 응

웃으며 울며 안는다.

 

큰아들은 말한다.

효숙이 눈 쌍꺼풀 해줄까

인상찡그린다고 핀잔하는 막둥이에게

어려서 부터 엄마는 해를 잘 못봐서  이마에 골이 깊어진거라고

엄마는 절대 인상 쓰지 않았다고 했더니

큰 아들은 보톡스 맞혀줄까 하고 나를 웃긴다.

 

그래 그러려니

가족이니까 말하는 거지

근데도 자꾸만 눈물이 난다

나는 독하지도 모질지도 못하니 어쩌랴

 

내가 젤 불쌍해보이는 현실이라지만 내 눈에는

가여운 사람 보면 지나치지 못하니 어쩌랴

 

자식들의 서운함도 그러려니 받아들이자

내 잘못도 있겠지

엄마가 야무지지 못해서...

그래  그러려니 그러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