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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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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작은 행복


BY 김효숙 2014-05-04

저녁시간 무엇을 할까 걱정을 하고 있는데

남편은 초계국수가 생각난다며

가까이 사는 친구네 부부랑 같이 가자고 하였다

친구는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엊그제 우리를 저녁에 초대해 주었던

쭈꾸미 집으로 가자고 하였다.

전화를 하니 조금 있다가 차를 가지고 온다고 하였다

여자들은 밥 한끼 해결을 하면 마음이 홀가분하고 날아갈것만 같다

오늘 저녁은 한마리 새가 되어 날아가는 기분이다.

 

옷을 주섬주섬 갈아입고 그이랑 큰길로 나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푸르른 오월이 시작되었는데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은 겨울바람 처럼 춥고 강했다.

춘삼월 꽃샘추위도 아닌데 가뜩이나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마음이 슬프고  우울한데  날씨마저 추워지니  푸른 바다 어딘가에

추워서 떨고 있을 사랑하는 이들이 그립다.

온갖 힘든 마음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날씨만 추워져도  실종자 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찬바람속에 지나가는 슬픔들에게; 말을 건냈다.

그만 가거라 추운바람이 너라도 그만 가거라

따스한 날씨들 돌려주어 시신이라도 찾게 해다오

그만 그만...........머리카락이 휘날린다.

바람은 알았다고 대답을 하는듯 조금씩 잦아든다.

 

온갖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고 조금 있으니 친구 부부가 도착했다.

함께 차를 타고 미사리쪽으로 가다가 다시 동네 가까이에 있는 아구찜  식당으로 갔다.

넷이서 아구찜을  맛있게 먹고 나오는데 신발이 없다

한달전 내 친구가 생일 선물이라며  주홍색 랜드로바 닮은 신발을 사주었는데

식당에 들어갈 때 혹시나 했었는데 정말 없어진것이다.

나올때 보니 비슷한 신발은 있는데 그건 헌거였다.

누가 새신발을 신고 싶었을까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씁쓰레 슬리퍼를 신고 왔다.

내 신발은 250  남겨진 신발은 240 이다.

그 신발은 뒷꿈치를 밟아서 신었고 내 신발은 새신발인데

할수없이 슬리퍼를 신고 나왔다.

 

다시 차를 타고 커피숖으로 갔다.

분위기 있는 찻집에 파란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는데 그냥 웃음이 나왔다.

신발이랑 찻집에 가는 내 모습은 예의가 아닌 차림이었으니말이다.

 

그래도 우리 넷은 웃었다.

그래서 한번 웃어보는거지 뭐

 

누군가  맛나게 아구찜 먹고 새신발이 자기 신발인줄 알고 신었겠지 좋은 생각을 하기로 했다.

다만 친구가 사준 신발이기에 조금 미안했다.

 

맛나게 대추차를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편 친구는 식성이며 정서가 나랑 닮고 우리 남편은 그의 아내와 닮았다.

참 부부는 반대로 만나는가보다

남편친구는  세상 살면서 마음을 같이 하는 친구가 하나만 있어도 행복할거라고 말했다

뭐든지 있으면 갖다주고 왠만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다.

약한 아내를 위하여 늘상 밥을 해놓고  반찬도 맛나게 해서 나에게도 전해주곤 한다.

열무 김치도 해서 무채도 만들어서 갖다 주는데 어찌나 맛나는지 여자보다 잘한다.

 

오리탕도  홍어탕 김치찌개며 나물 볶음이며 얼마나 맛깔스럽게  잘하시는지

우리 부부는 자주 그 집에 초대받아 잘 얻어먹곤 한다.

맛난것 있을 때 주고 싶은 친구  주머니에 돈 있으면 뭐든지 사주고 싶어하는 그마음을

나는 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주인공인 우리 부부이다.

 

난 아주 작은것 밖에 드릴것이 없다

산에서 뜯어온 나물 들에서 뜯어온 나물 강된장... 그리고 친구에게 얻어온 게장  하하

내가 갖다 드릴수 있는 것은 시골 엄마에 마음이다

변함없이 이세상 사는 동안 서로 사랑하며 마음을 나눌수 있는 친구 부부가 있어 참 감사하다

그 아내는 한없이 착하다

언제나 고요하며 들어주며 예쁘고 상냥한 얼굴이며 사랑받기에 충분한 아내이다

나도 그녀를 사랑한다.

그런 친구 부부를 만나서 우리 또한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 험한 세상 참 살기도 힘든세상이지만

세상에 마음을 함께 나눌수 있는 친구가 있어 그 어느것도 부러울것이 없다

 

이 땅에 사는 동안 늘 변함없이 사랑하며 아껴주며 힘들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우리에게 있음이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