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97

이브날 밤에


BY 김효숙 2012-12-25

날씨가 차다

낮에는 대부도에 사는 친구한테 갔다.

친구가 좋아하는 빵과 국을 가지고 갔다

함께  점심 저녁을 먹고 집에 오니 아홉시가 넘어간다.

빨레를 하다가 문득 혼자 지하방에서 사시는 할머니가 생각난다.

무척 추운 날씨 세수를 하고 옷을 벗었는데 조금은  밤길을 나서기가

선뜻 내키지 않았다.

빨레를 하면서 나는 생각했다.

사랑은 나누는것

진실한 마음이 깃들어 있는 사랑을 나누는것

아기 예수님이 오신날

가장 낮은 말구유에 오신 아기예수님을 생각해보니

나는 너무 호강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후다닥 옷을 입고 마후라를 뒤집어 쓰고 집을 나섰다.

정육점에 가서 소고기 만원어치사고 집에서 무 한토막 마늘을 싸가지고

밤길을 갔다. 요즘 형편은 너무 힘들지만 사랑을 나누라는 밀어인지

어제 교회에 갔을때 사랑하는 내 친구가 내민 하얀 봉투

애틋한 편지와 그 하얀 봉투속에 담긴 돈은

내것이 아닌 사랑을 나누라고 준 돈일게야

 

그런 마음을 먹고 나도 나눠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좀 귀찮아도 좀 추워도 얼른 가자..

 

눈발이 날린다.

하늘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날밤을 축하해 주는 눈발이 날린다.

기분이 참 좋다.

하늘에 울엄마도 웃으실게야

하늘에 아기 예수님도 웃으실게야

 

어둑한 지하방은 캄캄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불빛이 보인다.

집사님 하고 부르니 깜짝 놀라신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메리크리스마스 하고  손을 저으니 웃으신다.

왜 이밤에 왔느냐고 하신다.

예수님께서 사랑으로 오셔서 우리들에게 사랑을 나누라고 하셨잖아요 하니

울컥 눈물을 흘리신다.

팔십이 넘어가시는 할머니 집사님

혼자 외롭게 아무도 찾아오는이 없는 지하방에서

나랑 둘이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니

머언 시골 추억속으로 달려가는것만 같았다.

 

엄마처럼 따스한 아랫목으로 손넣으라며 잡아주시는 할머니 사랑을 받고

돌아서 오는 밤길이 참 따스하다

 

사랑은 나누는것

부자가 아니더라도 사랑을 나눠가며 살아갈수만 있다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브날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