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교육을 끝내고 하루 쉬고
오늘은 알바를 갔다.
아홉시에 집을 나섰다.
일하는 곳에 가니 아홉시 반이다.
처음엔 낯설고 뭔가 기분이 이상하더니만
이제는 괜찮다.
시간이 나서 몇번가서 일을 해줬더니
몇달이 지나도 기억하고 다시 불러준다.
보쌈을 해달라고 해서 간것이 이제 눌러 붙게하고 싶은가보다.
하여간 시간이 나는대로 일하러 오마하고 간다.
하루 열두시간 서서 설거지를 하고 반찬을 만들어준다.
솜씨라도 없어야 못한다고 하지
눈으로 보면 해주고 싶고 나처럼 암환자인 그녀를 나몰라라 할수가 없다.
하루 밥 반공기도 못먹고 툭치면 금방 쓰러질것 같은 그녀
동생 같은 맘으로 보살펴주고 싶은게 내 맘이다.
또한 나를 아줌마라 부르지 않고 집사님으로 불러주는
다른교회 집사님이다.
마지막 안간힘을 붙잡고 살아가는 그녀의 애처로움이
볼때마다 그나마 힘이 되어주고 싶다.
나도 익숙하지 못한 남에집 일이라 힘들기는 하다
기도원에 가 있는 남편도 힘든데 하지마 하고 문자가 왔다.
집에서 랄라룰루하기에는 이제 먼길에 와 있다.
복잡한 생각하지 않고 그냥 오늘에만 열심을 다하고 싶다.
아파서 쓰러지지 않으면 감사하고 일할수 있으면 더욱 감사하고
정신력 하나만으로 이겨내고 싶다.
나의 삶은 나만이 이겨나갈수가 있고 지켜나갈수가 있다.
토요일부터 카나다에서 온 친구와 함께 만나 점심을 먹자하는
여고친구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마음이 여유로울만큼 한가하지가 않다.
나는 열심히 살아야한다.
뛰다 못해 하늘을 날으는 바쁨으로 살아도 이겨내기 힘든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아무러면 어떠리
사람은 울때가 있고 울지 않을 때가 있고
기쁠때가 있고 슬플때가 있고
내가 오너가 될때가 있고 종업원이 될때가 있음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즐거운 맘으로 일하면 나도 편하고 좋다
마음을 내려놓기다.
그냥 내가 건강해 일할수 있음이 감사하다 생각하자.
내가 오너일때는 아줌마들 3시면 방 따뜻하게 해주고 한숨 자게하고
일어날 시간엔 내가 저녁 새로운 반찬 해서 차려주고 그랬었다
기대하기보다는 아픈 그녀를 사랑해주고 싶어 힘들어도 참아내고 일했다.
그녀가 아파서 쉬면서도 미안해하는 그 맘을 나는 안다.
나도 속으로는 쉬고싶었다.
갑상선암 수술하고 피곤하면 목이 천근만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피곤이 엄습해오고 만사가 귀찮아질때도 있다.
하지만 귀찮음도 나에겐 사치다.
그저 묵묵히 견뎌내야하고 감사하는 맘으로 이겨내야한다.
그래 이겨내자.. 하루가 저물어 간다.
어둠이 깔린다.
가스냄새 가득한 주방에서 맑은공기를 마시고 싶것만 그것도 잘 안된다.
하나만.. 하나만 일하다 밤 열한시가 다되어 간다.
퇴근하자............. 옛날에 늦은 손님으로 일하는 아줌마들이 좀 남아서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나에게 있었지
하지만 시간이 되면 모두 가버린다.
그들도 피곤해서 그랬겠지
근데 주인으로서 나도 잘해주는데 조금만 기다려주지 생각했던 때가 생각나
오늘은 아홉시반까지 하고 퇴근해야하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일하다 보니 열한시가 다되어 가도록 일을해줬다.
고마워하는 주인의 마음에 힘든 마음이 녹아내린다.
바람이 차다.
슈퍼에 들러 내일아침 아들 마시고 갈 음료수를 사러 슈퍼에 들어가
오렌지 쥬스와 불가리스를 샀다. 육천원이다
새삼 돈이라는게 고맙고 귀하게 느껴진다.
하루종일 일해서 번돈으로 무엇을 산다는게 참 소중하다.
바람이 차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쌩쌩 겨울바람이 차다
얼굴이 떨어질정도로 매서운 바람이다.
문득 어릴적 신작로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겨울이 생각난다
지금은 어른인데 찬바람쯤이야 어떠랴
겨울의 매력있는 밤바람을 맞으며 이십여분 기다렸더니 버스가 왔다.
고맙다. 버스가.
오늘도 열심히 살았으니 내가 이쁘다
아무러면 어떠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