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를 가려고 다섯시에 일어났다
식탁위에 하얀 쪽지가 있고 그 위에 만원짜리 두개가 있다.
하얀 종이를 보니
엄마 교육 잘받아
맛있는거 사먹고 힘내
하고 편지를 써 놓았다.
아이돌보미 교육을 받고 있는 엄마를
위해서 말이다.
어제 하얀눈이 내린 아침
아들과 함께 대문을 나섰는데
아들은 운전을 하려고 차에 탔고
나는 골목길을 향해 힘차게 뛰었다
아들이 그런 엄마를 보며 힘내라고 말이다.
차 안에서 뛰는 엄마를 보며 맘이 시렸을까
고사리 손으로 번돈을 놓고 갔나보다
맘이 찡하다
엊저녁 집에오는것도 모르고 잠을 잤는데
잠자는 엄마가 코를 골았을까
잠자는 엄마가 피곤해 보였을까.
주머니 톡톡 털었을텐데
있으면 한 오만원 아니
수표한장 턱 내밀녀석인데
엄마 병원비 내느라 힘들었을게다
엄마 병원비 아직도 다 못갚았을게다
그래서 주머니 털어 이만원을 주었을게다
안보는것 같으면서도 다 돌아보며
모르는 척 지나칠수도 있는
엄마에 출근이 맘 아팠나보다.
그래서 살아가는 힘이나는가보다
아들의 작은 헤아림에 눈시울이 뜨겁다.
이만원..
아니 세상에 그 어느것보다 귀한 용돈
이쁘게 자라주어 고맙구나
헤아림의 아들로 자라주어 고맙구나
넌 어려서 부터 그랬지.
초딩일학년때도 밤늦게 집에오면
식탁위엔 태권도복이 줄줄 물이 흐르도록 널려져 있고
작은 쪽지엔 엄마 힘들지
내가 엄마 힘들까봐 태권도복 빨아널었으니까
얼른 자.. 그랬지
엄마 힘들까봐
가게 앞에 꽃잔득 사다가 심어주었지
하얀 마가렛꽃 화장실에 하나 갖다둘까 하면
엄마 꽃 친구가 문앞에 있는데
어둑한 그곳에 갖다놓으면 친구가 없어 쓸쓸하잖아 했지
어느날 인가 활명수 병에 강아지풀 꺾어
물속에 꽂아 엄마. 이거 하면서
엄만 이게 행복이잖아 하고 건네주던 이쁜 아들
불쌍한 할아버지가 총각무 심어 시들하도록 팔지 못하면
네 용돈으로 한단사서 엄마에게 갖다주곤했지
그것 뿐이랴. 그것뿐이랴
맘이 곱고 고운 아기 천사같은 우리 막둥이
고맙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