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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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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가 신고 싶어서


BY 김효숙 2012-11-29

어릴적엔 운동화는 생각도 못할 꿈이야기였다.

여자 아이들은 꽃고무신 남자 아이들은 검정고무신이다

엄마 할머니 고무신은 하얀 무색 고무신

할아버지  아버지 신도 하얀 고무신이다.

엄마가 장에 가시는 날엔

나는 엄마 하얀 고무신을 들고  시냇물가로 간다.

고운 모레 지푸라기에 묻혀서  하얗게 닦든지

잘 안닦아지면 돌에 문질러서 하얗게 닦아

햇볕에 곱게 말려둔다.

 

시장 가는 날이면 엄마는 하얀고무신을 신고

일주일동안 모아두었던 계란꾸러미를 들고 나선다.

우리집엔 닭이 세마리였는데 날마다 한개씩 낳는

계란을 일주일동안 모았다가 지푸라기에 싸서 몇꾸러미를

들고 시장에 팔러가시곤 했다.

 

하얀 고무신 이쁘게 신고 가시는 고운 엄마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 옆집에 남자아이는 운동화가 신고 싶어

고무신을 돌에다 비벼대어  구멍나게  만든다.

고무신이 구멍나면 아버지가 운동화를 사주실것만 같은

어린아이의 마음이었을게다

뻥 뚫린 고무신을 들고 아버지  신발이 구멍났어요 했다가

아버지한테  혼줄나게 맞았던 기억도 난다.

어린아이들의 마음은 참 순수하다.

오죽 운동화가 신고 싶었으면 그런 잔꾀도 부려보고 ㅋㅋ

 

일본식 슬리퍼를 게다라고 불렀는데

우리 옆집 아이는 할아버지가  계셔서 게다를 이쁘게 만들어 신고 다녔는데

나도 게다가 신고 싶어 막대기를 잘라 헝겊으로 끈을 만들어 못을 두드려  신고 다녔는데

게다처럼 딱딱 소리는 나지 않았다.

거친 송판에 발도 찔리고.. 대패질도 할수 없었는데

할아버지가 계신 옆집 아이들이 부럽기도 했었다.

 

운동화를 신고 운동회에 가면 달리기도 잘할수 있다.

고무신은 미끄럽고 신발도 벗겨지니까 아이들은 까만 운동화를 참 좋아했었다.

 

많은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우리들의 빛바랜 추억은 우리들 가슴에 남아

가끔씩 추억여행을 하게 해준다.

그래서 웃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