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보니 옆에서 쌀집을 하는 집사님이 어깨에 쌀을 메고 서 있었다
쌀 안시켰는데 무슨 쌀이냐고 하니
어떤 집사님이 쌀 이십키로를 갖다 주라고 해서 배달을 왔다고 한다
누군데요.. 했더니 그녀는 참 어렵게 사는 사람이었다.
순간..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전화를 하기엔 마음이 울컥해 문자를 보냈다
무슨 쌀이냐고 말이다.
응.. 그냥 생각이 나서 하고 문자가 왔다.
맘이 시려왔다
세상 살아가면서 나는 늘 남에게 베풀어야 마음이 편하고
마냥 주고싶은 마음인데 이렇게 받아도 되는건지
혼돈이 왔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니
추석전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했었는데 몇사람이 집에를 온다고
갑자기 전화를 해서 마침 점심시간이라 얼른 밥을 하려고 하는데
쌀이 없는것이다.
가게서 쌀을 가져와야하는데 잊어먹고 안가져왔으니
현미쌀만 있기에 그걸로 밥을 했었다.
조금 있으니 교회 권사님과 집사님들이 왔다
반찬은 묵은지 우려 놓은것이 있어서 멸치 된장 넣고 지지고
있는 반찬으로 대접을 했었다.
밥이 거칠어 내가 웃으며 쌀을 가게서 안가져 와서 이렇게 밥을 했노라고 했었더니
아마 그때 생각이 났었나보다.
그래도 그렇지 ....
자식들 대학 공부 시키느라 힘들텐데
여름인가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부주도 못해 늘 맘이 아팠는데
정말 부주할 형편이 못되어 혼자 가슴앓이 하며
만나면 부끄럽고 미안해 했었는데 우연히 둘이 만났을때
돌아보지 못해 미안하다며 울컥 그녀앞에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났는데
그녀는 그걸 다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어쩌나 어쩌나
힘든 사람에게 쌀을 받아서 어쩌나
그래 내가 잘 살게 되면 더 많은 것으로 사랑해주면 되겠지
생각하고 마음을 편히 먹었다.
얼마전 어떤 천사가 쌀을 또 가져왔었는데 어떤 쌀이든 그저 감사하게 먹고 있는 중인데
오늘은 또 하나님이 가여워 좋은 쌀로 보내주셨나보다.
그저 감사 받기만 해서 미안하지만
나도 사랑에 빚을 갚을 날이 오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