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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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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 오너라


BY 김효숙 2012-10-09

때르릉 걸려온 늦은 밤의 전화

맨날 늦게 끝나는 줄 알고 대부도 옆 구봉도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는  친구 남편이

우리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효숙씨 아팠는데 낙지 있으니 먹으러 오라고 말이다.

주일날 저녁이나 가야하는데 왜 시간이 안가는지 모른다.

 

추석 전 일주일을 식도정맥 출혈로 병원에 입원해

정맥을 묶어주는 시술을 했다.

수면내시경도  할수 없는 상태라 그냥 했는데

식도에서 발견한 출혈...

 

내시경 줄보다 더 굵은 줄 끝에 불빛이 보인다.

그 굵은 줄을 넣는데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결국은 묶어주는 시술을 하고 그날로 병원에 입원을 했다

남편은 어딜 가고 대부도 사는  친구 부부가

새벽에 달려와 나를 태워다 주고

내 동생이 병원에 같이 있어 주었다.

 

 

금식과 미음으로 며칠을 지내니 살이 6kg가 빠졌다

워낙  잘 먹는 나는 조금만 굶어도 살이 금방 빠진다.

 

금식한 터라 유동식을 한 다음 조금 몸이 나아진 상태였다.

 

대부도 옆 구봉도 사는 친구는 아픈 나를 위해 낙지를 먹이고 싶댄다.

남편과 주일 저녁예배를 마친후 신나게 달렸다.

 

원주에서 과수원을 하는 친구는 복숭아 두박스를 보내주었다

얼른 먹고 나으라고 말이다.

한박스는 대부도 친구에게 주려고 가지고 갔다.

우리 막둥이가 회사에서 선물로 받아 온 햄 세트도 가지고 갔더니

친구는 좋아한다.

 

뭐든지 맛난게 있으면 한시간을 늦은 밤에도 달려오는 친구 부부

예전에 좀 나을 때는 맛난 과일도 보내주곤 했는데 요즘은 하고 싶은대로

못전하니 맘만 서글프다.

 

우리 사랑하는 친구는 내맘이랑 똑같다.

아낌없이 주고 주고 또준다.

 

나는 낙지를 산것은 혹시나 모르니 데쳐서 주고

우리 남편은 불을 피우고 전어를 구웠다

전어 굽는 냄새가 구봉도  섬을 다 적신다.

군침이 돌지만 가시때문에 먹을수가 없었다.

 

살만 발라 먹고 싶은데 모든 사람이 못먹게  한다

또아플까봐 걱정해주는 그들의 사랑에 난 꾹꾹 참았다.

 

 

어둑한 바다냄새 고요한 섬

넷이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참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행복이 별거야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보고싶고 달려오라고 하면

아무말없이 달려오고  그럴수 있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하룻밤 침대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처얼썩 밀려오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맛있는 잠....................................................

행복한 잠................................................................

 

문득 단십백이란 말이 생각난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한명의 스승과 열명의 친구와 백권의 책을

기억한다면 성공한 사람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