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박사 마누라였다 외국가서 공부하고 온 박사
육십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남편은 집에 있고 마누라가 파출을 한다.
용기내어 일하러 나가는 친구의 씩씩함이 멋지다
한편 생각하면 맘도 아프고 한편 생각하면 늦게 낳은 아들이 고3이니
이런저런 쓸돈들이 많아 감당이 안되니 어쩌랴
며칠을 일하러 다니다 반타임 일자리가 있다며 나를 소개한다
나는 저녁에 우리 가게 일하러 가야하는데 요즘 장사가 안된다
용기도 안나고 어떻게 나가서 일해야하는지
도무지 용기가 안났지만
그 식당 주인이 암으로 고생한다는 말에
나도 그 아픔을 이해하기에 나가기로 맘 먹었다
주방과 홀을 왔다 갔다 도와주워야 한댄다
아주 작은 가게이지만 한번도 남에 일을 해보지 아니한터라
망설여짐은 당연한 일일게다
버스를 타고 갔다 가게 앞에서 맘을 단단히 먹고
안녕하세요 일하러 왔는대요 하고 씩씩하게 들어갔다
주인은 나를 자꾸 쳐다보더니
이런일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글을 쓰다가 바빠서.. 중단했었다 ... 손님이 와서 )
세상에 일할 사람 얼굴에 쓰여 있을까
그렇게 말해주는 주인네 맘이 그리 싫지는 않았다.
가방을 놓고 밥푸고 여기저기 닦았다
쑥스럽고 어설프기 그지 없지만 내집이려니 생각하고 일했다.
어색해서 밥도 먹고갔다 ㅋ
홀에 온 손님은 겨우 열다섯명 설거지가 별것도 아니네
배달을 주로 하는 가게라 나중에 배달 그릇이 스무팀은 되는데
그것도 똑배기와 반찬그릇이다
난 반찬그릇 닦기가 싫었다
네모칸 반찬 네가지를 담은 그릇인데 복잡한걸 싫어하는 난
프라스틱 반찬그릇 스무개를 닦기가 싫었지만
그래도 어쩌랴 ......
손가락이 찌릿찌릿해 뚝배기도 닦기가 아팠지만 어쩌랴
오늘 하루 일하러 왔으니 열심히 닦아야지
세시간은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돈을 받고 나오니
그이가 데리러 왔다. 저만치 차를 세우고 나도 어색하고..
하여간 돈 삼만오천원을 받고 차를 타며 혼자 ㅋ 하고 웃었다
그이 앞에서도 어색하고.. 좀 그랬다.
우리 밥 먹으러 가자
내가 오늘 돈 벌었으니 외식하자
둘이는 순대국집으로 갔다.
맛나게 먹고 가게로 돌아오니 오늘 저녁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싶어 참 좋다
여자들은 때만 되면 뭘할까 늘상 걱정이다
작은 돈을 벌어 둘이 깔깔대고 외식을 하니 기분이 새롭다.
어떤 환경에도 늘 웃으며 긍정적인 맘으로 일하는 자세를 오늘도 배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