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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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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BY 김효숙 2011-06-07

찌는 듯한 더운 여름날이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혼자 심심하던차에 옆 골목 누구네 집에
아줌마들이 모여있을 것만 같았다.
그 시절만 해도 아파트엔 문을 열어 놓고 살았다.
땀을 뻘뻘 날 정도로 더운 날이었는데 순간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궁리를 하다가 문득 어릴적 시골 마을에 머리카락 팔아요 하고
아줌마들이 다니던 생각이 났다.

남편의 예비군 복을 갈아 입고 군화는 한쪽만 신고 한쪽은 들었다
머리엔  집에 있는 밀짚모자를 쓰고 한 손에는 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들었다.
얼굴은 분장을 하고 걸음은 뒤뚱거리며 옥상으로 올라가 옆 골목으로
내려갔다. 깔깔대고 커피를 마시는 아줌마들의 웃음소리가
계단으로 퍼져 나온다.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갔다.
4층 그집 대문앞에서서 웃음이 자꾸만 나오는데 꾸욱 참았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불러낼까 궁리하다
큰 소리로 머리카락 팔- 아요 했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시 큰 소리로  머리카락............. 팔아........요 했다
안에서 요즘도 머리카락 사가는 사람이 있나 하며 나오는 인기척이 들렸다
나는 그 순간 군화로 바가지를 두드리며 신발을 신은 채
그 집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

식탁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던 아줌마들은 어머나.. 하며 깜짝 놀랐다
처음엔 이 더운 여름날 군복을 입고 나타 난 사람이 정신이 돈 이상한
아저씨인 줄 알았댄다.
모자를 벗고. 나야 나 했더니 모두 깔깔대고 웃었다.

더운 여름날 한사람의 작은 장난이 무더위를 날려버린 것 같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이따금 씩 세상을 살아가면서 웃기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것도 아무나 못하리라.............
작은 희생과 수고가 있어야 하리라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