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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쾡이 이야기


BY 김효숙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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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밤이었어요.
뒷동산에서는 소쩍새가 울어대고 
대문이 없는 우리집은
어린 우리들에게는 너무 무서웠지요.
서울에 가신 엄마는 막차를 놓치셨는지
오시지 않고  이따금 자동차 소리가 들리면
울타리 너머로 저멀리 신작로에 불빛이
멈췄다 가나하고 우리들은 설레는 맘으로 바라보곤 했지요

소나무 위에 소쩍새가 왜 그리 무서웠는지
창호지 문틈으로 까만 밤 불빛을 바라보며
엄마를 기다리곤 했었지요.
막차가 지나도 엄마는 오시지 않고
동생과 둘이 손을 꼭 잡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잤는데
 밤중에 갑자기 닭이 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나가지도 못하고 이불을 꼭 잡고 잠을 자는데
아마도 살쾡이가 닭장에 들어와
닭을 잡아가나봐요..
어린 우리들은 나가지도 못하고 그저 문고리에 끈을 매달에
벽에 못에 꼭 잡아매고는 닭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바랬지요

가슴이 덜덜 떨리며 동생과 손을 꼭 잡고
밤을 꼬박 지새우고
환한 아침이 되면
얼른 닭장엘 나가보아요.
아니나 다를까 뒷동산 살괭이는 닭 한마리 잡아가지고
가버린거였어요..
뒷동산에  올라가보니 골짜기에 닭 털이 뽑혀져 있고
닭은 어디로 가고 없어졌지요..
이따금 씩 닭을 보면 어릴적 살괭이가 생각나 갑자기 무서워지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