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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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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그리울때까지


BY 김효숙 2010-05-04

출근길 산이 옆에 있는 길을 걷는다

조금 일찍 나오면 파란 들판과 친구할 수 있어  참 행복한 시간이다.

까만 봉지 하나 들고 눈에 보이는 여린 쑥을 손안에 행복을 쥐어준다.

쑥향기 가득한 봄쑥들은 좋아라 봉지속에서 속닥거리는것 같다.

매일 아침 쑥을 뜯어 모으는 나의 마음은   엄마 같은 두 언니와 오빠에게

살아 생전 엄마가 더욱 생각나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어릴때 쑥은 산에서 캔 물곳이라는 파뿌리 같은 것을 캐다가

그늘진 곳에서 보금정도는 시들시들 말린다.

그다음엔 물에다 보름정도 울거낸다.

물곳이라는 것은 아린맛이 나기 때문에  울거내지 아니하면 먹을수가 없다

 

내가 서울로 이사 온지 십여년 넘게 줄곧 봄이 되면 물곳을 캐다가

쑥을 넣고 엿기름을 넣고.. 푹 고아서 언니 오빠들에게 드린다.

 

유난히 엄마를 닮은 나는 엄마가  하시는 모든 음식은 어려서 부터 눈여겨 보았다.

2000년  서울로 이사온 나는 뒷산에서 물곳을 발견해 그 후로 부터

매년 봄이오면 캐다가 고은다.

 

쑥과 어우러져 맛이 나는    그 야릇한 맛은 먹어보지 아니한 사람은 모른다.

 

 

언젠가 결혼식이 있어 물곳을 고아가지고 갔더니 언니 오빠들이 웃는다

너는 할망구 같아

어떻게 이런걸 할줄 아냐며  기특해 하셨다.

우리 언니 오빠들은 육십이 넘어  칠십이 넘으셨다.

 

엄마 같은 우리 언니들이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나는 엄마의 그리움을 안겨드릴것이다..

 

오늘 두서너 주먹. 내일도 또 몇 주먹

쑥을 캐서 모아 가득해 지면 물곳을 캐러 가야지

우리 아파트 뒷산에 나를 기다리고 있을    물곳 오늘도 잘 자랄게야

내일은 시간 내서 ..... 뒷산에 퍼특 올라가야지

행복 사랑 전하고 싶어서 말이다

 

지금 병원에 아파서 누워 계신 우리 큰형부  물곳 고아 그 물이라도 갖다 드려야겠다.

나는 우리 형제들의 행복전도사가 늘 .. 되고 싶으니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