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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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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선물


BY 김효숙 2009-04-22

아침 가게로 걸어가는 아파트 길옆에는

냉이 꽃 제비꽃들이 가득하다

뒷동산에 소나무는 매일 아침마다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다

한번 바라보고 씽긋 웃어준다

오늘은 자전거가 없어서 길가에 풀들도 구경하고 걸어가서 참 좋다

아 ! 오늘이 홀에서 일하는 중국 언니 생일이다

서흔일곱살인 그녀는 결혼하고 남편은 배를 타고 돈을 벌러 한국에 왔다

얼굴이 이쁘지는 않아도 마음이 참 곱고 이쁘다

엄마도 안계시고 홀로 쓸쓸히   오빠네 집에서 방 한칸에 머물러 있다

방을 얻으려고 해도 이십만원이라는 월세와 보증금이 없어서  힘들어 한다

우리 가게에 방이 있어 그곳에서 있으라고 남편이 배려를 해주었다

참 고맙다

월세 주고 나면 언제 돈을 모으냐며  따뜻한 마음을 헤아려 주는 남편이 참 고마웠다

그런데.. 오늘 그녀가 생일이다

이른 아침이라 꽃집도 문을 안 열었을테고

들꽃이나 꺾어서 생일 선물로 줘야지 하고 가는 길에 냉이꽃과 풀 몇가쟁이 꺾었다

어젯밤에 가게서 잔 그녀가 알까봐 봉지속에 담아가지고 갔다

집에 있던 갈비도 가져가 미역국을 끓였다

냉이 꽃을 호일에 밑둥이를 싸서 그녀에게 주었다

생일 축하해.. 짜잔..

그녀가 웃는다

오늘 생일인것도 몰랐다고 한다

나도 웃는다

유리컵에 담아 테이블 위에 놓으면서 그녀가 웃는다

나도 행복해서 웃는다

 

작은 마음이라도 줄 수 있어 참 기쁘다

타국에 와서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따스한 마음을 줄수만 있다면 맘껏 주어야겠다

홈쇼핑에서 이쁜 원피스 하나 선물로 주려고 남편이 주문을 했다

내일은 이쁜 옷 배달오면 그녀가 입으며 환하게 웃을 그 얼굴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