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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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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때 만난 이웃딸 결혼식에 다녀오다


BY 김효숙 2008-06-15

결혼식 가는 날도 난 주방장의 이름을 잠깐 잊을수가 없나보다

아줌마들이 못한다고 오징어채를 볶아 놓고 가랜다

몸에 냄새가 나면 전철에서도 주방장에 이름이 들킬텐데

어쩌랴..

옷 갈아입고 가면 되지..

얼른 볶아 놓고 새옷 갈아입고 미장원에 들렀다

머리를 묶고 가면 간편할텐데

오랫만에 보는 인천에 살던 큰애 친구엄마들을 만나니

이쁘게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오랫만에 만나는데 힘든 모습 들키기 싫었다

오랫만에 만나니까 힘차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철을 세번 갈아타고 간다

잘 다니지 않던 계단들을 오르락 내리락하니 힘들었지만

주방 탈출에 자유함은 어쩐지 홀가분하다

부평에 내려 작전동 가는 전철을 탔는데 방향 감각을 잃어..

잘못 내렸다. 다시 택시를 타고 가니 결혼식이 끝나간다

이뻐진 이쁜 딸.. 은영엄마도 오늘따라 이쁘다

그 친정 식구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참 오랫만에 정을 나눈다.

보고싶던 얼굴들. 은영이네 식구들. 애나네 온가족. 경륜이네 식구들

광흠이네.. 양숙이네 온가족. 성만이 엄마 재덕이 엄마.. 몰라보게 얼굴이빠진 재덕엄마를 몰라보았다

당뇨가 심해서. 걷기도 힘든 여윔이 날 슬프게 한다

성만 엄마도 대퇴부 골절로 말미암아 다리를 절룩거린다

어쩌니. 어쩌니 그토록 이쁘고깔끔하던 성만이 엄마..

내가 힘들때 우리 가게에 와서 참 깨끗하게 일해주었는데..

아낌없이 내게 잘해주었던 성만이 엄마..

넉넉했으면 주머니 가득 돈이라도 주고오고 싶었는데

그렇지도 못하고 맘이 시리다...............

사랑하는 이웃들. 모두 잘살았으면 좋을텐데....

세상이 공평치 못하니 어쩌랴..

그래도 우리 두달에 한번 만나자고 꼭꼭 약속하고 왔다

그것만이라도 우린 부자가 된것 같다

친구. 그래 신혼때 이웃과 더불어 함께 나누며 깔깔 웃던 우리의 이웃친구들

아이들과 함께 소풍도 가고 옥상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깔깔대던 우리 이웃친구들.. 오늘은 그 무엇보다도 기쁘고 기쁜날이다.

은영이 결혼 축하해주고.. 어느새 커버린 이쁜 딸들을 바라보며 나도 행복해진다. 우리  아들도 결혼하면 오늘처럼 나도 행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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