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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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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보낸 편지.(경애)


BY 김효숙 2008-03-10

효숙아.....궁동에 살았을때를 생각했어. 고향떠나 사는것이 죄인이나 된듯이...
참 열심히 살았지. 주위에서  남편은 보이지않고,,,모두가 첩인양,,,그런 시선을 받으며.....혹시나하는 추파를 내가 느꼈음에도...나는 고향떠나  사는것도 서러운데....
동네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면 안된다구......설득하고 다짐하고 했던 기억이......
또한번   개척의 길에.....내가 할수있을까? 난 할수있어......오늘도 나는 최면을해.
모두가 부질없는 짓이 아니기를......너의 글이 나를 편안하게 해주네.
고맙구......
짐....조금씩 싸는중이야.  마트에 나갔다가 바람좀 쏘이구......들어오려구...

Beautiful Kim <rosekim2@yahoo.co.kr> 쓰기:
경애야..
오늘은 토요일 아까 가게에서  짬을 내어 컴을 열어보았다
바쁨속에 친구가 보내준 멜이 마음을 짱하게 하네
내가 네가 된듯.. 그렇게 맘이 싸하다
고향이 보이는 하늘만 바라보아도  맘이 평안해지는것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서는 늘 외롭고 쓸쓸하다는것을 말해주는거야
아무리 멋진 집을 누가 준다해도
쓰러져가는 고향집이 좋듯이..
고향 하늘 고향에 있는 나무들.. 흙.. 모두가 그리움이지
네맘을 충분히 이해할것 같네
강원도 산골.. 로 이사를 간다는 소리를 듣고
훌훌 털고 훌쩍 떠날수 있음만도
마음을 비우는 일에 익숙한거야
또한 부부가 함께 공유해야 될수 있는 일이구..
흔쾌히 따라주는 네맘 또한 고맙고 그래. 내가
 
네가 강원도에서 전화가 왔을때는
내가 꼭 너인양 그렇게 좋더구나
물론 친구 떠나 멀리 가는것이 힘들고 외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중에 남는것은 부부잖아
힘들어도 외로워도 부부가 최고인것을 .. 이제 깨닫는구나
가까이에 있을때는 좋으면서도..
속상할때는 자신만 힘든줄 착각하고 사는것이
여자에 속인것 같아.
그러니 남자에 갈빗대를 취해 여자를 만드셨으니. 하나님께서.
여자가 속이 좁을수밖에....
 
남자는 늘 과묵하고 힘들어도 힘들다소리도 못하고 사는데
여자들은 그래도 친구만나 수다떨고 그러니 그나마 해소하잖니.
그런 맘을 헤아려주며 살아야하는데.
나만 천사인양. 나만.. 잘하는양 살았던 내 자신이.. 밉다..
 
경애야.
넌 참 힘들어도 잘 참고 잘 살아왔어
내가 인정한다..
나이를 먹어도 늘 해맑고 이쁜 친구야.
 
깊어가는 산속에 어둠속에서도
고향에 친구들을 기억하며 우울해하지도 말고
익숙해지기를 바래
이젠 우리들이 달려갈 고향같은 산골이 있는 네곁이 있어
참 좋다
언제 달려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달려 갈. 시골에 사는 친구가 있어 무척 좋은걸..
산나물도 뜯으러 가고. 그래야지
 
경애야. 제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야한다. 응?
늘 네곁에는 널 바라보는 친구들이 많다는것을 잊지말고.
너무 멀어 쓸쓸해하지도 말아라
고향같은 친구들이 널 바라본다는것.. 알았지..
 
토요일엔 맘이 한가해.
사실 오늘 고성 시고모님댁에 가려고 짐을 다 싸 놓았는데
점심 시간 끝나고 갈려고 했거든..
상희 아빠가 너 강원도에 있냐고 묻는거야..
아마 올라왔을지도 모른다고 했거든.
그래 이차저차.. 가면 좋았는데
 
상보가 갑자기 특박을 나왔어. 점심 시간 되어가는데
가게로 온거야.
힘들게 나온 군인아들을 두고 어딜가니.
그래서 못갔단다
여자 친구와 보내고. 저녁에 들어오면
내일 아침 먹고 바로 밀양으로 가는 막둥이 아들이 안스럽다.
집에 와서..
머리에 염색하고 앉아서 네게 멜쓴다.
어느덧 하얀 머리가 하나둘씩 내 친구가 되어간다.
그냥 있어도 아무렇지도 아니한 감정이면 좋겠는데
힘든일 하면서 더욱 초라해 보일까
열심히 염색한다...하하
그러려니..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하며..
사랑하는 네가 보내준 고향같은 맘을.. 내 맘속에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문득. 이 시가 생각난다..
 
마음..    이동진님..
 
가슴에 파도치는 사람이고 싶다
 
작은 말로 사랑한다해도
처얼썩 밀려오는 파도소리처럼 느끼면 좋겠다
작은 손을 살짝 잡아도
심벌즈가 쨍하고 울리듯
뜨겁게 그손을 잡으면 좋겠다
 
먼길을 함께 걷지 않아도
수평선 위에 올라 선
범선에 돛대처럼
고향같은 마음이면 좋겠다.
 
나는 가슴이 늘 그렇게
감동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이를 먹어도. 우리 그렇게 살자
늘 오늘을 사랑하며.. 내일을 사랑하며
아이처럼.. 그렇게 살자구나. 친구야.
잘자.
머리 염색. 헹궈야한다.
우리가 벌써.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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