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과 저녁 먹을 시간이 되면
주방에 들어서면서 오늘은 뭘 먹지 고민이다.
남편을 따라 시장에 가지 않는 날은..
아줌마들이 쉬는 시간 살금살금 주방에 나와서
색다른 요리를 해 본다.
어느 땐
호박 감자 넣고 칼국수
어느 땐 잡채밥
어는 땐 쟁반 쫄면.. 탕수육 오므라이스 카레라이스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등.
함께 일하는 식구들이 다섯이니.. 함께 먹는 식사시간이 즐겁다
한숨 푹자고 나오는 아줌마들은 무슨 냄새냐고 야단이다
오늘은 짜장면이요.. 하면 기분들이 좋아진다
맨날 먹는 밥은 싫증이 나기 때문이다.
주방장이라는 이름을 달았으니 즐겁게 음식을 해 본다.
양파와 돼지고기 넣고 달달 볶다가
감자 넣고. 호박 순서대로.. 나중에 대파도 송송 썰어 넣는다
그다음 짜장가루를 넣고 볶다가 녹말가루 살짝 풀어 얹는다
설탕 한수저 넣고. 나중에 뒷마무리한다.
국수를 삻아 헹궈서 얼른 소스를 뿌리고 그 위에 오이 썰어 얹는다.
모두가 하하 웃는다..
그런데 우리가 저녁을 먹는 4시30분이면
옆 학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저녁을 먹으러 온다
오늘 메뉴를 주면서도 옆에서 먹는 짜장이 얼마나 먹고 싶을까
한주먹씩 덤으로 담아주면.. 양념으로 먹는 짜장이 맛있다고 한다
중국집 짜장보다 맛이 있어요 한다.
조미료를 넣지 않고 해도 맛이 있는데
왜 중국집 짜장은 그리 느끼한지 모르겠다.
나도 맛있게 짜장을 먹으면서 생각한다
먼 훗날 시골에 가서 살면 동네 할머니들 짜장면도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말이다.
메모를 해 두어야지
나이를 먹으면 귀찮다고 안하면 안되지
나이를 먹으면 무얼 해먹어야 할지 생각이 안난다고 하면 안되지
내가 잘 할수 있는 요리들을 하나하나 메모해 두었다가
나이를 먹어도 즐거운 맘으로 만들어 사랑하는 가족과.. 손자 손녀들에게도 해 주어야지
할머니표 짜장면이라고 말이다..
짜장면을 만들어 먹으며 난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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