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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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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엄마곁에


BY 김효숙 2007-09-21


아침부터 내리는 보슬비를 맞으며 출근을 하는데

서늘한 바람이 왜그리 좋은지요

가을이오면 예전에는  독서에 계절이라고 좋아했는데

이제는 땀을 흘리지 않아 아침부터 좋아라했지요

엄마!

오랫만에 불러보고 싶었어요

난 늘 맘속에 엄마가 빗님으로 오시는것 같았고

바람으로 오시는것 같았고

한송이 꽃으로 피어나는것 같아서

비오는 날엔 비가 좋아 비를 바라보며

바람이 불면 눈감고 엄마에 손길처럼 바람을 맞기도 했지요

 

가게앞에 심어놓은 백일홍이며 금잔화꽃. 분꽃이 한송이 두송이

피어날때면 엄마가 꽃으로 오셔서 날 만나주시는것 같아

출근해서 한번 바라보고

일하다 밖에 한번 나오면 꽃을 바라보며

맘속으로 엄마아. 하고 불러보곤했지요

그럼 바람님이 지나가다.. 위잉 위잉 내맘을 안고 하늘나라로

가는것 같았지요

 

엄마 오늘은 비가 내려 참 좋았는데 점심시간 한의원에 갔어요

비가 내리니까 걸어가고 싶어서 삼십분은 넘게 걸었나봐요

가는 길엔 가로수로 서있는 은행나무들이 노오란 은행알을

선물로 떨어뜨리느라.... 바빴어요

빗물속에 나딩구는 은행알은 꼭 둘이 붙어서 떨어졌어요

한알두알 줍다가 보니 많아져서

며칠전 가방에 비닐봉지를 하나 넣어두었던 생각에

얼른 꺼내 담으면서 웃었어요

오늘을 에비해두었던것처럼 왜그리 좋은지..

비닐봉지도 웃으면서 노오란 은행알들을 다 담으라고 좋아하는것 같았어요

 

엄마가 계시면 .. 저녁시간쯤

엄마! 있잖아.. 하면서 재잘재잘 거렸을텐데

그럼 엄마는 은행독이 오르는데... 맨손으로 만지지말아라 하며 말해주실텐데...

그런생각을 해보았어요

 

빗줄기가 맞아도 좋을만큼 쏟아지는데 은행알을 주으며 가니깐

금방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왔어요

더많이 아프지 않으니 그래도 감사하다고 생각했지요

오늘길에도 은행알을 주으며 걸어오는데

꼭 내가 억척스런 아줌마같은 생각에 조금은 부끄러웠어요

억척스럽지도 못하면서. 한알두알  은행알을 줍는 내가 그냥 그렇게 느껴지더라구요

 

비가 내리는 가을날이면 어릴적엔 밤새 잠못이루고

밤새 알밤이 어디어디 산에 떨어져있을 생각에 .. 잠을 설치던 생각이났어요

오빠에 헌 교복을 입고..여기저기 주머니 가득 알밤을 줍던일

한알두알 모아서 장독대 커다란 항아리에 넣어 두면 항아리는 좋아라

하늘을 향애 웃곤했지요

항이리속에 알밤들은 조금 있으면 가을운동회때 우리들의 간식거리로

좋아했으니까요

 

커다란 밤나무에 입을 벌린 밤송이를 보면 돌팔매질을 해서... 후두둑 떨어지는 알밤들

와아! 눈감으면 그 모습들이 꿈속에서 금방 나타날것 같아요

작은 나무들은 기어올라가 밤나무를 흔들면 밤송이들은 우리들의 머리를 맞고

떨어지곤 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어른이 된 어느날

밤나무에 다리를 올려놓았는데 어릴적 마음과는 달리 다리가 안올라가는거있지요

엄마 ! 그때서야 아 !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생각하고 혼자 비시시 웃던 생각이 나요

 

엄마! 은행알을 주으며 오가는 오늘하루가 참 행복했어요

이따금씩 파란 하늘이 보일때면 엄마가 하늘문 살짝 열고 나를 보고있구나 생각했지요

그래서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걸어왔어요.

 

이젠 엄마보고싶어 울지않을께요

씩씩하게 웃고 열심히 살아갈께요

오늘은 사랑하는 막내딸 현주 생일이에요

오빠도 전화를 했대요 .. 우리큰아들 상희도 이모생일 잊지안하고 축하해주었대요

난 하루종일  바쁘다는 생각에 깜빡 잊었는데 하루를 마감하고

집에와서 문자하나 넣었어요.. 생일 축하해하고 나중에 맛난것 사줄께..

엄마 창밖에 빗소리가 세차게 들려요

밤 열두시가 넘었어요.. 오늘은 바로 울엄마 생신인데 울엄마 생신인데............

부평 공원묘지라도 가보고 싶은데. 엄마곁에........

엄마가 입으시던 스웨터 꺼내 꼭안고 잠을 자고싶어요..

엄마가 보고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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