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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눈이 머물다간 행복


BY 김효숙 2007-09-18

가게앞에 스치로폴로 화단을 만들었습니다.

한련화 국화 옥수수 호박넝쿨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싹이 터서 자라더니 호박넝쿨은 유리창에 고향집 그리움안고

초록 풍경화를 그리며 올라 갔습니다.

옥수수 나무도 한 개의 옥수수를 달고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손님이 식사를 하다

문득 유리창을 바라 볼 때 넝쿨져 올라가는 호박넝쿨을 바라보며

아 ! 그래 내 어릴적 고향집 초가 지붕위를 타고 올라가던 그 모습이네 하며

웃을 수 만 있다면 난 행복할 것 만 같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그리움을 안겨 주었던 작은 꽃밭엔

어느덧 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누렇게 변해버린 잎사귀들이 초라해 보여 잘라 버리고 싶었습니다.


지저분한 웃가지만 자르고 될수 있는 한 빈가지라도 남겨 두고 싶었습니다.

어느 겨울 날

하얀눈이 하늘에서 내려 가다가 내 작은 꽃밭에 들러 남은 빈 가지 잎사귀 위에

머물렀다 간다면 그 눈을 바라보며 난 얼마나 행복해 할까 생각이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엔 하얀눈이 내리다 호박넝쿨에 내려 앉아 밤새도록 나를 기다렸나 봅니다.

아침에 나가보니 가느다란 가지엔 머물다 간 모습이 보이지 않아 속이 상했는데

누런 호박 잎사귀 위엔 하얀눈이 내려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살포시 다가가 입맞춤을 해 주었습니다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좋아서 한참을 바라 보았습니다.

한 주먹도 안되는 하얀눈이 내가 행복해 할 모습이 보고 싶었나 봅니다.

핸드폰에 사진을 담았습니다.

하늘을 바라 보았습니다. 하늘만큼 내안에 기쁨이 찾아 들었습니다.

살포시 내려 앉아 머물다 가려는 눈 때문에 오늘도 난 행복을 선물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