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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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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그게 기쁨이지 뭐


BY 김효숙 2007-08-05

비가 철철내리는 날이다

계곡으로 바다로 휴가는 못가더라도

쏟아지는 빗소리만 들어도

휴가를 간 이상으로   맘이 후련하다

빗소리가 바람소리까지 동행하는걸 보면

분명 자연의 세계에서도 동행은 있나보다

 

모처럼 네식구가 모여 아침을 먹었다

아이들도 옛날 생각난다며 모두 좋아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한다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아들 두녀석은 친구들 만난다 나가는 허다한 날들

오늘은 큰아들까지 와서 오손도손 행복한 밥상이 되었다.

 

점심시간  그이랑 오빠네 갔다

얼마전 가락시장에 갔다가 오빠 생각이 난다며 게를 한짝 사온 그이

게장을 담갔더니 참 맛있게 익어갔다

언니들에게도 나누어드리고.. 오늘은 오빠한테 갖다드리려고 갔다

오랫만에 들러보는 친정집이 가까워올수록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친정은 그리움이다

친정은 생각만해도 고향같은 푸근함이 든다

힘든맘도 다 품어주는 엄마품처럼 느껴지는 사랑이다.

반가이 맞아주는 오빠 올캐언니.............

가져간 간장게장으로 점심을 먹었다

묵은 김장김치 깻잎장아찌..가지무침 호박새우젓볶음 자반튀김...

콩나물 북어국.. 언니가 만들어준 반찬은 친정집에서 오래도록 맛보아온

맛이다......차려놓은 반찬들을 보니 모두 엄마 얼굴이 서려있다

소리없이 기도하고 점심을 먹었다

오빠는 게장만 가지고 맛있다하시며 드신다

엄마가 드시는것처럼 내가 기쁘다

엄마생각하고  맛난게장 만들게 해준 남편도 또한 고맙다

그이와 난 묵은 김장김치 하나만으로도 맛나게 먹었다.

오빠는 김장김치속에 넣은 무우를 보며 제부를 생각해주고

그이는 게장보며 오빠생각해주고..

그래

작은 관심은 서로를 기쁘게 해준다.

작은 관심은 서로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준다.

맛나게 점심을  먹고 포도도 먹고.. 커피.. 과자 등등...

참 행복하다..

오랫만에 들러본 친정집.. 엄마방에 들어가고 싶어도 눈물이 날것같아

문쪽만 바라보았다.

부엌을 지나 뒤란에 가보았다

엄마생각이 났다. 엄마가 보물처럼 넣어두었던 도라무통을 보고싶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그속에 놋그릇이며 옛날에 쓰던 물건들을 놓아두셨었는데... 내가 몇개 어릴적 생각이나서 언젠가 놋그릇을 가지고 와서 가끔

엄마 생각날때면 놋그릇에 짠지를 담가 먹기도 했다..

오늘도 그자리에 도라무통이 있을까 보았더니.. 없다.

그냥 맘속으로 있던 자리에 엄마의 모습을 찾아보고싶었다

 

엄마가 가신지 오년이 흘렀어도 친정에가면 엄마생각이 난다.

엄마가 심어놓은 동백꽃나무는 훌쩍 키가 자랐다.

겨울이면 얼까봐 볕짚으로 감싸주시던 엄마를 생각해보았다

동백꽃나무곁에. 서있는 엄마

대추나무아래 서있는 엄마.....

노관주나무... 은행나무.. 울엄마가 심어주신 나무들은

훌쩍 하늘을 향해 치닿고 있다........오늘은 엄마가 계신 하늘끝까지

내가 왔다갔다고  은행나무가 일러주겠지..

 

오래도록 머물면 엄마생각이 날것 같아 얼른 일어섰다.

 

돌아오는 길.. 그냥 맘이 쓸쓸하다

아버지 대신 동생들을 보살펴준 오빠에게 힘이되어드리지 못함이

쓸쓸했다. 오빠 그냥가요..

그래. 잘가거라..

잊지않고 찾아와준다는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하다.. 오빠는 말했다

눈물이 핑돈다

작은 관심 그것 하나만으로도 기쁨이지 뭐. 그치?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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