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늦은 저녁
운전을 하고 돌아 오는데.
아들 녀석이 전화가 왔다
3층 우리집에 불이 켜져 있어 맘이
따스해져 온다
가족이 날 기다리고 있다는 기쁨일까
어깨에 둘러 맨 첼로가
오늘 따라 행복한지 가법게 느껴진다
일주일에 한번 교회에서 배우는 첼로를 배우러 갔다가
다시 일하러 갔다 밤 늦게
콧노래를 부르며 딩동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막내 녀석이 인사를 한다
" 엄마 ! 저기 ! 가스불 앞에 가 보세요 한다
이게 뭐야 ! 하고 물었더니 택시 타고 보신탕을 사 왔다며"
"엄마 얼른 드세요..한다 "
갑상선을 다 떼어내고 나오던 날
갑자기 보신탕이 먹고 싶었던 기억이 났다
아들 녀석의 갸륵한 마음에 늦은 밤 한 그릇 뚝딱 먹었다
엄마 옆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맛있어요? 응.
이거 드시고 힘 내세요 한다
맛있게 먹는 나를 바라보다가 부스럭 봉지를 갖다 내민다
이건 얼굴에 주름살 펴는 크림이구요
이건 눈 밑에 주름살 펴는 아이크림이에요
엄마 이것 바르고 이뻐지세요 한다
하루종일 식당 일속에서 지친 나는
오늘 따라 아들이 베풀어 주는
호화 사랑 잔치로
뭉게 구름위에 앉아 행복 여행을 떠나는 것 만 같았다
아픈 다리도 아픈 손도 오늘 밤은 모두 좋아서 웃는다
괜찮아 ! 이게 행복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