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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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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싶지 않았어요


BY 김효숙 2007-03-23

저녁엔 시장에서 사 온 열무를 다듬었다

박스를 열었을 때는  가지런히  놓였있는 참스런 열무

참 이쁘다.

참 이쁘다.

싱싱하고  참스런 열무를 바라보며  자아내는 탄성이다.

반쯤 다듬었을까. 점점 작아지는 열무들

잘생긴 것은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고

속으로 들어 갈 수록 꼬마 열무들이 숨을 못 쉰다

어머나  자라다 만 열무가 박스 안에 숨어있다

들치는 내 손길에 놀란다

에구 부끄러워라

저는 말이에요 위에 멋있게 있고 싶었어요

사람들에게 칭찬도 받고 그 때문에 저는 신이나서 노래도 부르고 싶었는데

사람들은 왜 아기처럼 여린 나를 깊숙히 숨겨 놓았는지 모른다며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았다

난 열무를 다듬으며  그래그래.. 네가 이곳에 숨어서 사람들을

속이려고 한것이 아니야

사람들은 겉치레 포장으로 장사속으로.너를 여기에다 숨겼지

나는 알아 알아. 하면서 이쁜 아기 열무에게 속삭였습니다.

그제서야 아기 열무는 빙긋이  웃었습니다.

나도 덩달아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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