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바람이 자꾸만 이불 속으로 나를 불러 들이는 가을 아침 학교 가야지 하며 깨우시는 엄마에 음성 그 잔잔함 . 네에. 창호지 문으로 퍼지는 아침 햇살에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물에 세수를 했으면 그리고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갔으면 예쁜 고리땡 바지를 추석 때가 아닌 그냥 날에도 입어 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나도 아버지가 계셔서 학교 다녀오면 나무를 하러 가지 않았으면.. 깜깜한 밤 방문을 걸어 잠그지 않아도 든든한 아버지가 계셨으면.. 그런 작은 꿈들을 꾸면서 오래도록 자고 싶었다.. 눈 비비고 일어나 수건 하나 목에 걸치고 냇가로 세수하러 가는 길은 밤새 내린 이슬 방울 들이 조롱조롱 풀잎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나무로 만든 게다짝 신고 그 풀섭을 걸어 가노라면 이슬방울에 젖어 오는 촉촉함 때문에 잠이 후다닥 깨어 버린다. 삼십미터 걸어가면 작은 냇가가 있다 미루나무 사이로 찾아 든 고운 햇살이 시냇물에 나뭇잎 그림자 앉고 춤을 춘다.. 어젯밤에 나와 세수하던 냇물 고사리 손으로 폭폭 파서 웅덩이를 만들어 놓았더니 깊은 물 만났다고 송사리 떼가 좋아서 놀고 있다.. 밤새도록 흘러 내린 냇물따라 고운 모레가 손을 내민다. 얼른 나를 안아 이를 닦으세요.하면서.. 난 고운 모레 한줌 쥐어 이를 닦는다. 냇물 한 모금 마셔 하늘 한번 바라보고.. 다 닦았네.. 차가운 아침 냇물에 세수를 하노라면 저만치 엄마가. 목도 깨끗이 닦아라 하시것만. 난 왜 세수만 하고 싶었을까.. 그렇게 목을 깨끗이 닦아라 하며 잔소리 하시던 엄마라도 계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침이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이슬 밟으며 밤새도록 흘러 내린 시냇물에 세수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