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다녀와 밀린 일을 하는데
창문밖에 따스한 햇볕이
자꾸만 나오라고 손짓을 한다
하던일 멈추고
호미와 비닐 봉지들고
올봄에 보아 두었던 들판에
냉이를 캐러 갔습니다
양지바른곳에는 파릇한 새싹들이
봄인줄 알고 벌써 얼굴을 한뼘이나
내밀었습니다
냉이를 발견해 하나 둘 캐어보니
차가운 겨울바람타고
온 들판에 향기를 날립니다
빠르게 달려오던 겨울이
저만치 멀어져가는것 같아
내 마음도 푸근해져 왔습니다
뚝방길에 망초대 하얀 꽃은
가을빛 얼굴을 하고 있는데
양지바른곳에 씨가 떨어져
자란 망초대는 파란 나물로
한뼘이나 나물거리로
자라 있었습니다
봉지가득 나물을 하며
혹시나 아픈사람이 없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항암치료로 입맛이 없는
사람이 없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면 한웅큼의 냉이나물을
갖다 드리고 싶은데..
이런 마음을 먹고 일어서려는데
연보랏빛 반지꽃이 봄인줄 알고
꽃을 피우려고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저렇게 작은 꽃도 세찬 비바람을
다 맞으면서도 꽃피울 채비를 하고 있는데
비오면 우산쓰고 추우면 이불덮고 잠을 자는
덩치가 큰 나는 때로 연약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 작은 들꽃처럼 더 씩씩하게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생각하니
까만 비닐봉지속에 나물도 바스락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습니다
마음의 행복
생각의 행복은
이 세상 그 어느것보다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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