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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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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아 미안해


BY 김효숙 2006-11-09

부엌에 들어가 엊저녁 절여 놓은 얼갈이를 씻었다
어제 다듬을 때 달팽이를 보구 
하나씩 조심스럽게 골라 뒷뜰 꽃밭에 놓아 주었는데 
절인 배추를 씻다 보니 죽은 달팽이가 하나 둘 씩 나온다.
가슴이 아팠다 .. 
밤새도록 소금에 얼마나 아팠을까
아줌마는 날 사랑한다면서 내 친구들을 다 죽여 버렸다고
꽃밭에 있는 달팽이들은 날 쳐다보지 않을텐데.. 
하나 씩 잎사귀 뒤에 숨어 있던 달팽이들은 내 부주의로
흐느적 거리며 물위로 떠 오른다.

" 미안해 " 다음엔 꼭 더 자세히 살펴볼께

그렇게 다짐을 했다.. 

물속에 떠 다니는 달팽이를 가여워 하면서
혹시나 배추 속에 들어가 
손님들에게 발견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열심히 골라 내고 있었다.

난 착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또. 손님들에게  야단맞을까 
두갈레의 마음을 갖고 골라내고 있으니 말이다. 달팽아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