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아파 청국장 가루에 물을 넣어 훌훌 마시다
아무것도 아닌 말에 마음이 아파.. 휘익 설거지 통에 넣고
뒷뜰고 나갔습니다.
마음에 불이 일어났습니다.
계곡물로 뛰어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턱을 넘을 때 그 순간 나를 태워 날아 갈 수 있는 나비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몇 발자욱 돌아서면 내 작은 꽃밭이 있습니다.
그 곳엔 달개비 풀.. 봉숭아 몇 그루. 분꽃 몇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돌들을 주워 꽃밭을 만들었는데 그 꽃밭 앞에 쪼그리고 앉아
깨진 타일로 밭을 일구어 주며 마음을 삭혀 댔습니다.
달개비 풀을 뜯어 어릴적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점심 시간은 다가오구 마음은 걱정이 되었지만
내 마음에 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흙을 만지며 힘 없이 꽃밭에 앉아 있는 나에게
살며시 얼굴 내민 그늘속에 하얀 봉숭아 꽃은
마음을 비워요.
내 모습처럼 하얗게 마음을 비워보아요..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옆에 늘어선 달개비도 나를 보고 뾰족한 잎사귀로 떠 밀었습니다
어서 들어가요..
나로 만든 목걸이 걸구. 어서 들어 가라구요.
점심시간 시작 이잖아요.
갑자기 달개비 풀. 봉숭아 앞에 부끄러웠습니다.
들어 가자. 일해야지 ..
달개비 서너 줄기 잘라 부엌으로 가지고 들어 와 유리컵에 꽂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일을 하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불 앞에서 일할 때는 불 앞으로 옮겨 가고
도마 위에서 일할 때는 도마 위로 옮겨가며
달개비 풀을 바라보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꽃이 아니더라도 들꽃처럼 느껴지는
달개비 풀은 나의 행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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