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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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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


BY 김효숙 2006-10-22

새벽엔 언 땅을  호미질 하여 냉이를 캤습니다.

5년전 당신이  우리들 곁을 떠나시기 얼마전..

입맛이 없다 하시던  생각이 나서

녹지도 아니한  2월의 들녘에 나가

냉이를 캐서 된장 넣고 죽을 끓여 드리니

아이구 맛있구나. 하시던 당신 생각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 냉이를 드릴  엄마는 머언 하늘나라에 계십니다.

 

엄마.. 바쁜 식당일을 뒤로 하고 엄마 추도식에 갔습니다.

엄마가  계시던 친정집..

그곳엔 오빠가 살고 계시지만.. 

집에 들어 가는  화단엔 엄마가 심어 놓으신 동백나무가 훌쩍 자라

수백송이 동백꽃 몽오리를 안고 피어나려 합니다

.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루에 앉아 있던 오빠는 엄마 생각하다 혼자 울었는지

눈시울이 빨개졌습니다.

애써 웃으며 어서 와라.. 하고는 방에 들어 갔습니다.

 

동생과 나 그리고 오빠 언니. 함께 모여 

엄마가  좋아하시던 찬송가도 부르구 예배를 드렸습니다.

모두 훌쩍 그리운 엄마 생각에..

보고싶은 엄마 생각에 오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가슴에 뜨겁게 그 사랑이 남아 돕니다.

기도하며 두눈에 흐르는 눈물은 슬픔보다는

저 천국에  아프지 않게 계실 당신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누워 계시던 방.. 그 방을 향하여

엄마아. 하고 큰소리로 밝은 척 불러 보았습니다.

엄마는 아무 대답도 안 하십니다.

그런 엄마를 나는 힘껏 불러 보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누워 계시던 그 자리에 귀를 대고 가만히 들어 보았습니다.

당신의 숨결이 아기가 잠을 자듯 새근새근 들리는 듯 했습니다.

엄마아..엄마아.

나이가 오십이 넘어 가는 이 딸이 당신이 보고싶어 왔습니다.

그리움 가득 안고

혹시나 당신이 어디에선가

내 이름을 불러 주실것만 같아서 입니다.

 

화장실에 가서도 엎디어 가시던 그 모습이 생각나.

그 흔적을 찾아 보았습니다.

엄마아..그래.여기 있다 그 음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난 그런 엄마를 만났습니다.

딸이 오면  대문 앞에 나와 꽃밭을 어루만지며 기다리시다가

내가 나타나면 어이구. 우리 이쁜 딸. 하구 안아 주셨지요

엄마는 내 손을 잡아 이끄시며  거실에 들어가  배고프지? 하시며

얼른 밥상을 차려 주셨지요..

 

오늘은 내가 식탁에 앉아 땅콩도 집어 먹었습니다.

엄마 생각에 눈물이 울컥 했지만 땅콩이 입안에 있어 참아 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며 오빠는 말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영등포 역 근처에 사시던 엄마는

정신병자인 어느 여자에게 입혀 주시려고

내복을 두개 껴 입고 나가 그 여자를 만나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벗어서 주셨다구요.

거지가 오면 나무 쟁반에 얌전히 밥상을 차려 대접하시던 어머니..

넉넉하지도 아니한 형편에도 사랑을 주고 싶어 애쓰시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우리는 얼마나 보고 싶어하는지 모릅니다

 

당신을 닮아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싶어 합니다.

당신을 닮아 남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지고 살고 싶어 합니다.

 

오빠랑. 엄마 이야기 하며 우린 웃었습니다.

엄마가 남겨 주고 가신 따뜻한 마음과 사랑이

우리 가슴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대문을 나서며 꽃밭에 동백꽃이 웃었습니다.

그 꽃속에 엄마의 흔적이 속삭입니다..

잘가라.  힘내. 착한 딸아.... .....뒤를 돌아보고 돌아보아도

그리운 엄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밤엔 꿈속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엄마  사랑하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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