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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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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BY 김효숙 2006-10-20

우리 가게엔 삼겹살 1인분을 시켜서 먹는 사람이 있다

얼굴이 하얗고 별 말이 없는  조용한 총각이다

주는 반찬은 하나도 먹지 않고 오직 상추에 고기만 먹는다

몇번이고 와서 먹는 그를 바라보며 남편은 가까이 가서 말을 건냈다

외국에서 자랐는데 영어 선생님으로 한국에 와서 있댄다

혼자 얼마나 힘이들까..  뭘 해줄게 없나 생각하다

샌드위치 속을 만들어  한통 싸 주었다

어쩔줄 몰라 미안해 하며 고마워 하는 그에게

" 괜찮아요 나도 여고시절 자취를 해 봐서 그 맘 다 알아요 ! "

했더니

" 그럼 잘 먹겠습니다 " 하고 갔다.

 

늦은 시간 뒷 마무리를 하고 막 불을 끄려 하는데

남편은 누군가 문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반찬 남은것 없어 ! 한다

응 ? 하고 바라보니

가끔씩 점심시간에 와서 밥을 먹던 아가씨 인데

언젠가 남은 반찬을 싸 달라고  해서 더 얹어  싸 준적이 있는 아가씨 였다.

남편은 그녀에게 가끔씩 들러요 반찬 좀 달라고 하면 줄께요 했었다

오늘 가게 앞을 지나는 그녀를 보는 순간 남편은 얼른 들어 오라고 했단다.

 

나도 반가워 얼른 반찬을  챙겼다

무우 생채  오징어 젖 겉절이 그리고 계란과 된장찌개에 들어갈 야채를 썰어 싸 주었다.

우리 아들 주려고 남겨 놓았던 샌드위치 속도 반을 나누었다.

고마워서 어쩔줄 몰라 하는 그녀에게 난 이렇게 말했다

나도 자취를 했거든요...그러니까

괜찮아요.. 했더니 연실 인사를 한다

 

우리 남편은 덩달아 뭐 더 줄게 없냐고 한다

 

천사처럼 이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해져 온다

늦은 밤 몸은 피곤하지만 나누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음에 감사함을 느껴 본다.

혼자 자취하던 여고시절 밥이 먹고 싶어 주인집 찬장에 담아 있던

밥을 한 수저 훔쳐 먹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주인 아줌마에게 말을 했더니 .. 따뜻한 밥을 해 주시던 기억이 난다

나도 그 사랑을 받았으니 이젠 나누어 주어야지......

 " 괜찮아요! 나도 자취를 했거든요

뭐 필요한것 있으면 더 줄께요

 

큰 돈은 벌지 못해도 이렇게 작은 나눔을  할수 있음이 행복하다

남편과 나는 가슴에 훈훈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 왔다

말없이 나누는 행복을 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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