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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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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BY 진주담치 2006-10-21

계절을 망각한 모기가  밤잠을 설치게 한다.

모든게 제 계절에, 제 시간에, 제 자리에 있지 못하는 세상에 실다보니

이런 하찮은 곤충까지도 제 정신이 아닌 모양이다.

잊고 방치해둔 모기향과 에프킬라를 자다 말고 더듬거리며 찾았다.

공부하다가 늦게 잠이든 딸아이가 모기땜에 잠에서 깨어 짜증을 낸다.

살가죽이 두꺼운 아들 아이도 모기에 물렸다고 투덜거린다.

모기에 헌혈을 하였다는 어느 님의 말처럼 이 가을에 나도 오지게 모기에게

헌혈을 하고 말았다.

 

여름을 서늘하게,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고 애쓴 인간들의 자연을 거스른 행동들이

이런 미물들에게도 내성을 갖게 해 주었나보다.

계절을 알수없는 과일,채소들.   옷차림들. 

지구의 온난화로 이젠 우리나라도 겨울과 여름만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한동안 밤과 고구마를 쪄 먹으며 낙엽을 생각하며 잠시 우수에 잠겼던 감정들이

배반감을 느낀다고 할것이다.

 

아니, 이젠 우리의 고정 관념을 변화시켜야 할 때인지도 모르지.

한겨울에 수박을 먹고,  한겨울에도 짧은 민소매 블라우스를 입을수 있으니

우리의 고정관념을 털어내지 못하면 부적응자로 세상과 화합해서 살기 힘들어질테지.

 

 

인간도, 자연도 모두 인간다움, 자연스러움을 망각하고 사나보다.

 

이 세상에 얼마나 어른다운, 아이다운, 지도자다운, 스승다운, 어머니다운,  아버지다운  인간들이 있겠는가?

인간들 조차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사는 것이 부지기수인데  하찮은 모기따위가

계절을 망각하는것이야 뭐 큰 대수일까? 

 

이젠 우리도 계절을 잊고 사는데 적응해야 할 때인가 보다.

그러나 인간다움만은 잊어선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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