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숙아!
아침마다 남편과 함께 운동하는구나.
좋겠다. 우리는 아직도 벌어 먹고 사느라고 내따로 남편따로 살고 있구나.
나도 별 일이 없으면 매일 아파트 뒤쪽의 칠보산엘 올라 간단다.
시간은 한 2 시간 정도 이고, 야트막한 산인데 산세가 참 괜잖아, 매일 오르
내리기가 버급지도 않고, 운동하기에 딱 안성 마춤이라 생각되는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풍이 좋고, 덥도 춥도 않고 운동하기 좋았는데, 지금은
아침 일찍은 냉기가 느껴지는 날씨라, 밭의 상추 잎에도 서리가 뽀얗더라.
외숙아!
우리 머리에 내린 하얀 서리 얘기 했제....
야! 나도 33세 정도 인가 부터 염색을 하기 시작했는데, 웬 흰머리가 그렇게
잘 자라는지? 염색하고 돌아서면 하햫게 올라오는데 정말 미치겠더라.
이제는 하도 만성이 되서 그런지 '그러려니' 하고 산다.
순리대로 살아야지, 뭐!!! 내가 용 빼는 재주가 있어야 말이지......
자연의 섭리대로 순리(順理) 에 거스르지 않고 사는, 지혜의 문리(聞理)가 하나 하
나 터득이 되면서 사는게 점점 편안해 지는구나.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고, 내 능력으로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은 겸손히 순순히 승복하고 산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다치니까.............
세월!!!!!!!!!! 참 빨리도 간다. 여고 시절에 음악책에 "아!!! 세월은 잘 간다....
아이 아이 내 맘 속에....." 하고 자세한 영문도 모른체 그저 좋아서 불렀던
기억이 나는구나. 탱탱하고 팽팽하던 피부에 탄력이 떨어지고 하나 둘 주름이
잡혀서 속상하고 울적한 기분 말로 다 형언키 어렵지만, 내 주위 사람들 남편,
자식들의 자람과 원숙된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떠나가는 그 젊음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자신을 거울 속에서 발견해 내곤 망연자실 할 때가 한 두번
이 아니었다.
그래도 어떻하니? 순리 인 것을.........
곱게 늙어 가고 건강하고 활기 찬 의욕적인 모습으로 사람과 조화를 잘 이루어
서 외롭고 쓸쓸하지 않은 노년을 맞이하도록 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너와 글을 주고 받는 것도, 동창회에 열심히 나가는 것도 모두 내일을
위한 준비일 것 같구나.
흘러간 세월은 말이 없지만, 나는 그 세월을 지나면서 내적으로 많이 성숙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구나.
지금의 나를 있게한 모든 시간 시간들 한없이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 지는구나.
앞으로도 그 시간 시간속에 나를 던져 넣고 살아 가야겠지.........
T I M E IS G O L D .
매 순간 순간 평안하고 건강하자............
외숙아! 사랑해.....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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