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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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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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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더미 일~더미


BY 임혜경 2006-09-01

집에서 살림만 하는 아줌마가 바빠 죽겠다면
모두들 웃으시겠져??
(누가 젤 크게 웃으시려나...)
 
지난 한 주간 이곳저곳으로 나다니느라
집을 떠나 있을때는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집에 돌아오니 당장 오던 날 저녁부터 
'끼니를 뭘 해먹어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며칠동안 사먹고, 해주는 밥 얻어 먹고 지냈다고
주부로서 감 떨어지고 있음이 팍팍 느껴지더군요..
 
씨애틀 여행을 어찌저찌 마치고 돌아와
급한대로 사진 몇장만 블로그에 올리고,
이런저런 핑게로
'이번 전교인 수양회는 빠져야지..'
하는 은밀한 계획을 혼자 세우고 있었더랬습니다.
 
남편과 큰아이 보내놓고
2박3일간
맘껏 블로깅하고
글쓰고
채팅하고
그럴라 했습니다..
(쬐금 맘은 찔렸지만
이것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편이라 억지로 위안 삼았죠..)
 
그렇지만,
저의 은밀한 계획은 수련회 당일날 아침에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두 이웃 블로그에서 만난 묵상글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은
몇편의 글을 쓰고
맘껏 인터넷을 헤엄치는 것보다,
주님안에 더 가까이 머물러 있기를 원하신다는
바로 그것을 깨닫게 해주셨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씨애틀 여행때 쌌던 짐을 그대로 다시 가방 안에 넣어
주님 만나기 위한 길에 올라섰습니다.
 
역시 주님은 절 실망시키시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을 향한 첫사랑을 다시 갈구하게 하셨고,
잊고있던 QT 를 지속하도록 만드셨고,
하나님이 창조하실 때 뜻하셨던 원리와 질서에 대해
다시한번 가르쳐 주셨습니다.
 
기뻤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이번에도 잊지 않으시고
절 강권하시어 은혜의 자리에 있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부푼 영혼으로 집에 돌아왔으나
막상 절 기다리는건
일주일 동안 밀린 일들이었습니다!!
 
앗!
충만한 영혼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
더미더미의 일들이 쌓여 있습니다..
텅빈 냉장고, 밀린빨래, 며칠 비웠다고 천장구석에 친 거미줄...
집에 오니 아이들은 왜 또 그리 심심해 하는지요..
 
맘 같아선 이틀정도 휴가를 내고 조용한 장소를 물색하여
수양회 말씀을 묵상하며 "영적인 대청소" 를 하고 돌아오고 싶건만,
그리고 머릿속으로만 써대고 있던
"씨애틀 등정기" 도 완성하고 싶건만...
 
이쯤에서 접기로 하겠습니다.
 
'써야 하는데 써야 하는데..'
'써야만 한다, 올려야만 한다'
'오늘 못 썼으니 내일은 꼭 써야 한다'
 
이런 고민은 그만 하겠습니다.
 
사진속의 저 녀석처럼 (-> 요기)
아이들과 함께 편히 낚시질이나 해야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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