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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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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공부


BY 그린플라워 2010-02-04

동생이 최근에 다니던 작은교회가 없어지는 바람에 새 교회로 옮겨 갔는데

서울에서 목사님 설교가 좋다는 교회 여러군데를 몇달에 걸쳐 두루 다녀보고 결정한 교회다.

 

난 사실 무교회주의자다.

오늘날 교회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도 싫고

교회에 적을 두고 있다 보면 사생활이 침해되는 경우도 있어서다.

결혼 후 시어머님의 반대도 한몫 하기는 했지만 어쨋든 열심이었던 교회다니기를 중단하고 살았었다.

 

혼자 기도하고 혼자 성경 읽고 혼자 찬송하고...

 

그러는 것에 대해 친정쪽 반대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따금 적을 두지 않은 교회에 출석도 하면서 난 잘 버텨 왔었다.

그런데 최근에 동생에게 이끌려 꼬박꼬박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동생 주장으로는 언니가 믿는 방식은 진정한 은혜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직접 목사님 말씀을 목사님과 눈을 맞춰가며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생이 요즘 등록하고 다니는 교회는 본당 크기는 시골 자그마한 교회만 한데 교인 수는

주일예배 1,2부 참여인만 해도 이천오백명에 육박하며 매주 몇십명씩 새로 등록을 하고 있는 상태다.

목사님 설교를 몇번 듣고 그 교회의 상황을 알고 나면 등록을 하게 된다.

사실 내가 이제껏 찾고 있었던 교회이기도 하다.

지금 공룡교회들이 안고 있는 문젯점들이 얼마나 많으며 믿지 않은 이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그 교회는 그런 문젯점들이 거의 없다.

교회를 통해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나도 등록하고 싶지만 지금은 관망 중이다.

 

어제는 아동복매장 알바를 하고 몇주 전부터 예약이 되어 있던 성경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날이라

저녁식사도 거른 채 합정동까지 서둘러 갔다.

동생과 만나 강의실에 들어가려고 하니 층마다 만원이라고 가까스로 어느 한곳에 흩어져 끼어앉아

스크린을 통해 공부를 시작했다.

목사님은 교인들과 눈을 맞춰가면서 설교를 하시기 위해 설교내용을 다 외우고 하실 정도로 열정이 대단한 분이시다.

두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지루한 줄도 모르고 수업을 받았다.

가르치시는 분이나 900여명의 학생이나 누구하나 잔기침 소리외에 전혀 동요없이 조용한 수업이었다.

어찌나 감동적이었던지 그 좋아하는 밥도 거르고 한강변의 칼바람을 맞으면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왔어도

다음 주가 벌써 기다려질 정도였다.

 

우리 동네에는 인구는 7만명도 안 사는데 큰교회는 꽤 여럿이 있다.

각 교회마다 선교활동이 치열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다.

판촉물도 뿌리곤 한다. 난 그런 걸 볼 때마다 그 돈과 열정으로 사회에 봉사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어떤 교회는 설교말씀 골자가 밥을 굶더라도 헌금을 많이 내야 복을 받는다고도 했다.

물론 우리 동네에도 내 취향의 교회는 있다. 문제는 큰 교회에 교인수도 많지 않고 거의 노령층이라...

몇달 안에 나도 어느 교회고 등록을 할 것이다.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닐 것이고 하나님께서 정해주시는 곳에 정착하여

내가 가진 달란트를 써가면서 봉사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교회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각성하여 눈쌀 찌프러지게 하는 일이 없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