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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누드화 그리다


BY 그린플라워 2006-08-27

지난 주에 두 주에 걸쳐 인물화를 그렸는데

이번 주에는 누드화를 그린다고 했다.

남자 선생님 앞에서 난생 처음 그리는 누드화가 잘 될까 미리 걱정이 앞선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꼬?

게다가 어떤 모델이 오는고?

 

막상 그리기가 시작되자 아무 잡념없이 그림그리기에만 몰두했다.

얼굴까지 그리긴 너무 민망하여 얼굴을 돌린 자리에서 그렸다.

프로 모델이라 전혀 어색해 하지 않고 자세도 거의 움직이지 않아 참 좋았다.

두 주에 걸쳐 그리는 거지만 성질 급한 난 구도 형태 다 잘 잡혔다는 말을 들음과 동시에

바로 채색으로 들어갔다.

지난 번 인물화 했던 게 도움이 되었는지 근육의 움직임이라든가 볼륨감이 그럭저럭 원하는대로 되어갔다.

마칠 무렵이 되자 선생님께서

"완성하셨네요. 다음 주에 다시 한장 그리셔도 되겠어요. 첫 누드화 맞아요?"

새내기에게 인사치레였겠지만 다들 잘 그렸다고 한다.

 

가게에 돌아와 다른 그림들처럼 전시를 못하고 엎어 두고 아는 이들에게만 살짝살짝 보여줬다.

마침 미술전공자이고 가을에 개인전을 준비하는 모임의 회원이 왔다.

"우와~ 진작에 했으면 일내셨겠어요. 첫작품이 이렇게 완벽하게 형태가 나오기 쉽지 않은데... 앞으로 멋진 작품 기대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더니 앞으로 언제 슬럼프에 빠질지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슬슬 삼십만원짜리 붓도 욕심나고 32색 전문가용 수채화물감도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파레트도 큰 것으로 바꾸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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