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
학기가 시작하면서 교수님께서 부탁겸 취업 얘기를 하셨다.
제자가 사업을 시작하려 하는데... 도와줄겸 취업도 할겸 함께 해봤음 하는 말씀을 하셨다.
난, 지금 함께 울타리 안에서 울타리를 가꾸어 가고 있는 그땐, 선배였던 남편에게 얘기를 했고, 남편은 약간 반대 했지만, 난, 깊은 생각하지않고, 교수님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4학년 1학기부터 취업을 해서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첫직장 생활은 수원.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일도 힘들지 않았다. 주로 여자들만 상대하는 업무였기에...
며칠이 지났을까... 남편이 직장 앞에서 기다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때 선배는 서울로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난, 2교대로 하는업종이라 5시,10시 퇴근을 했었는데...거의 매일을 빠짐없이 퇴근시간에 맞춰 왔다. 동료들은 대단하다고 감탄했지만, 가끔은 구속받고 있다는 느낌이 나를 답답하게도 했다.
남들이 하는 데이트라곤 집까지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의 몇마디, 우리집에서의 저녁식사.
그것이 만남면서 하는 데이트였다. 가끔, 아주 드물게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봤지만...
나이가 어려서 만난 것도 아니고, 선.후배로 만난다는 것도 그렇고,선배는 나를 결혼을 전제로 만난다는 것을 알았기에...나의 행동이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친구가 결혼 날짜를전해주면서, 스스로 이젠 어리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덩치도 컸지만, 나이도 4살이나 차이가 났고, 직장도 다니고, 술도 안마시고, 이것저것 조건에 꾀맞추어 결혼을 하기보단, 알고 있고, 날 좋아하고, 성실하니까...
이젠 나도 결혼을 생각해야하는 나이구나 라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남들이 말하는 조건이란 것은 아무것도 보지않았다. 나도 그다지 내세울 조건도 없고, 사람살이란 다 비슷비슷하니까...전혀 모르는 사람과 다시 만남을 갖고 결혼을 생각하느니, 그래도 알고 지내고, 나를 사랑한다는 사람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홀시어머니에, 시누이 한분을 모시고 살아야했다.
언니가 없던 나는 시누이가 넷이 있기에 좋았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매처럼 편하게 지내고 싶어서...
나의 가족과 친구들을 놀라게 하면서 난, 결혼을 결심하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