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참으로 외로운 분이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릴적...
아주 오랫만에 인상이 무서운 할머니께서 집에 오시면...
반갑고 좋다는 기분보단, 무섭고, 싫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같다.
아버지 형제분으론, 삼촌 한분과, 두분의 고모가 계셨던 것 같은데...
삼촌은 어릴적 몇번 뵈었고...고모분들은..기억이 없다.
할머니께선 아버지의 새어머니였던 것이다.
그래서 늘~~ 아버지는 외로워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군인 생활을 하시며, 아들을 다섯을 낳자 어머니께 화를 내셨다하는데...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된것이 바로 나.
오빠들보다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친구처럼 내게 늘 편하게 해주셨던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 그런지, 군인 생활을 오래 하셔서 그런지
늘 어버지께선 술을 마셨다. 난, 그런 아버지가 싫었다.
나의 어릴적 기억은 친구 같았지만...아버지의 술로 인해 가족들은 괴로웠던 기억이...
그래서인지...친구들이 술을 마시는 것도, 내가 술을 마시는 것도 싫었다.
더구나 결혼 생각을 해야 할 때...술을 안마시는 사람과 하고 싶었다.
어릴땐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만큼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았기에...
지금, 내가 부모가 되고 자식을 키우다보니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듯 싶다.
어릴적 과자가 없을 때, 콩을 손수 볶아 주셨던...
오빠들이 모두 학교에 가고 없어 심심해하면...다정히 놀아 주시던 아버지...
술을 마시지 않으시면, 집안일에, 화초 가꾸는 일에, 동네 모든 일을 모두 맡아 하시고,갖가지 채소도 가꾸시어 동네분들과 가족처럼 나누어 드시던 아버지...
지금은 부르고 싶어도, 뵙고 싶어도, 내게 너무 멀리 계시기에...
가슴속으로 가슴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