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37

산다는것은


BY 원두커피 2006-05-22

텔레비젼을 보는데 경남의 한마을에서 나는 수제녹차가 1000만원을 호가 한다고 했다.

건성건성 텔레비젼을 보고 있던 나는 내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100만원 이라고 해도 의심할텐데.....그 열배라니

얘기인 즉은 그 마을에 500년에서 10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차나무가 있는데

그 차나무에서 차잎을 따서 옛날방식 그대로 가공을 한 것이 1000만원의 가치가 된다는 것이었다.

옆에서 텔레비젼을 보고있던 신랑이

"저걸 누가 사먹노?"

하며 신기해 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사먹겠지!"

내가 약간 퉁하는 소리를 내자

남편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근데 저걸 도대체 누가 사먹을까?

대형할인점에 가면 만원짜리 가루녹차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1:1행사를 한다고 하면 가끔 큰마음 먹고 사오기는 하는데 말이다.

내생각이 났다.

한숨도 같이 났다.

산다는 것이 뭘까?

누구는 비싸고 좋은 것만 먹고 누구는 ........

자꾸 이런생각이 들자 신랑이 미워졌다.

생각할수록 희안하고 미안한 일이긴 하다.

신랑한테는.....

하지만 화풀이? 할만한 데라곤 신랑밖에 없으니 ..... 그걸 신랑도 알까?

하긴 아니까 아무말 않는 거겠지.

혼자 속으로 중얼중얼.....

퉁한 마음이 얼굴에 써있는지 신랑이 내 얼굴을 보면서 이를 드러내 씨익 웃는다.

그 모습에 어쩔수 없이 나도 따라 웃는다.

내 손을 잡고 나를 쳐다보며 하는말이

"그래도  니밖에 암따."

맨날 하는 소리다.

근데도 그말을 들으면 왠지 내가 소종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맨날 그소리!!"

내가 투덜대자 하는말이

"그러면 ....... 밥이나 묵자, 밥차리라."

에구, 내가 뭘 더 바래...저인간한테......

그렇지만 마음은 편하다.  왠일인지

누구한테는 1000만원짜리 녹차가 녹차고

나한테는 2000원짜리 티백녹차도 맛있는 녹차다.

산다는 것은  글쎄....35년을 살았어도 잘 모르겠지만

내 옆에 말한마디 기분좋게 해 주는  평생  짝지인  내 편이 있다는 것이 아닐런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