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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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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9월18일


BY 김효숙 2023-10-19

언니가 벌벌 떨며 전화가 왔다
아픈데는 없냐고 묻는디
아직도 허리에 통증이 있어 주위를 돌아볼 마음에 여유가 없다
사람은 자신이 아프면   형제라도 안부조차 묻기가 싫다
참 씩씩하던 나는 점점 무디고 바보가 되어간다
87세인 언니는 늘 내가 안스러워 염려해주고 걱정해 주는데
난 멍청이가 되어 아무 생각
없이 지내고 있다

얘   얘   오늘 아침 오빠가 가셨단다
하는 말에  믿어 지지가 않는다
한 달 전에도  전화 통화할 때  목소리가  밝았던 오빠
후두 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집에서 계셨는데
다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어제  병원에  입원을 하셨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숨을 거두셨다고 한다.

그냥 멍멍하다

교대를 나온 오빠는 선생님으,로 계시다가  사업을 하셨고
모질지 못한 성격에 부도가 나서 많이 힘들어 하셨다
아버지가 떠나가신 후  큰오빠는 우리에게 정신적 지주였다
시골 동네에 과부 아들이 공부를 잘해 인천 교대를 가고
방학이 되면 사각 모자를 쓰고 멋지게  오시던 우리 오빠

가짜  결혼 반지로 언니를 아내를 맞이해도 언니는 그저 결혼하면
행복한 줄 알고 그렇게 시집을 오셨다
이웃 동네에 살던  과수원집  딸이던 언니
달밝은 밤이면 메꾸리에 복숭아를 담아 우리집에 오시곤 했었다
오빠가 삼년동안 군에 가 있을때  한달에 한번 떡을 해서 부대로 가져가시곤 했던
어머니는 제대하자  사위를 삼겠다고 오셨으니
워낙 염전해 엄마도 흔쾌히 승낙을 하셨고  부부가ㅏ 되었다

말없고 착한 언니  나나 그런 언니가 좋았다

몇년전 사십대 딸을 담도암으로 잃고  많이도  힘들어 하셨다
오빠는 남은 외손자 손녀를 잘 키워 주셨고 이제는 행복하게 살일만 남았는데
그런데  한마디 말도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셨다

도란도란 지난 이야기 하며 단한번 여행도 함께하지 못했음이 서럽다
그렇지만 어쩌랴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우리 곁을 떠나셨으니
아플때  맛난거라도 해서 가뵙지 못함이 죄송했다
너무 멀리 이사를 와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으니 말이다.


오빠야   고통 없는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동생들 위해 기도 많이 해주시고 언니와 조카들 위해 더 많은 기도를 해주세요
편히 가세요  
가을 낙엽 이불 삼아.......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안녕

96세 언니는 내가 대신 가야한다며  한없이 오빠 영정앞에서 우셨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