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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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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이야기(남가일몽)


BY 해빙기 2008-10-23

  당나라 덕종 임금 때에 순우분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집 남쪽에는 큰 느티나무가 있었다.
나무가 어찌나 크던지 그 그늘이 수십 평에 이르렀다고 한다.
순우분은 어느 날 그 나무 그늘 아래에서 술을 마시고 취한 채 잠이 들었다.
자다가 꿈을 꾸었는데, 꿈에 두 사람의 관리가 나타나 하는 말이,
"저희는 괴안국 임금님의 분부를 받고 어르신을 모시러 왔습니다."
라고 했다.
순우분은 관리들을 따라 네 필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괴안국에 갔다.
괴안국 임금은 그를 보더니 자기 딸과 결혼시켜 사위로 삼았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네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 주겠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말하라."
순우분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황홀했다.
"남가 고을을 다스리고 싶습니다."
임금이 그의 뜻을 받아 들여 그는 남가 고을의 사또가 되었다.

그에게는 세 명의 보좌관이 딸려 있었다. 그 중 두사람은 전부터 잘 아는 사이인 전자화, 그리고 주변이라는 술 친구였다.
두 보좌관은 열심히 순우분을 도왔다.
그럭저럭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전자화와 주변이 잘 보좌해 주어 고을을 잘 다스렸다.
고을의 백성들은 순우분을 마치 신령님처럼 우러러보왔다
"우리가 편하게 사는 것은 모두 사또 덕분일세."
"암, 그렇고말고 어진 사또를 만났기 때문이지."
백성들은 열심히 일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순우분도 5남 2녀를 두고 잘 키우며 살았다.
그의 아들들은 공을 세워 높은 벼슬자리를 얻었고, 딸들은 왕족에게 시집을 갔다.
이제 그의 집안과 어깨를 겨눌 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이웃 나라의 군대가 남가 고을을 쳐들어 왔다.
순우분은 군사를 보내 막게 했다.
그러나 남가 고을의 군대는 적과 맞싸워 크게 패하고 말았다.
충실한 보좌관이었던 주변은 싸우다가 겨우 목숨을 건졌으나 종기가 나서 죽고 얼마 안 있어 순우분의 아내도 병으로 죽었다.
순우분은 자신의 덕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벼슬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혼자 조용히 지내려 하였으나 워낙 이름이 나라에 널리 알려진 사람이라 그의 집을 찾는 귀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순우분은 마음이 든든했다.
임금은 그의 세력이 자꾸 커지는 것을 불안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고향을 떠나온 지가 오래 되었어."
"무슨 말씀이십니까?"
"고향으로 돌아가 지내다가 3년 뒤에 오게, 그러면 그때 받아 주겠네."
"저의 집이 여기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말씀이십니까?"
"허허 자네는 원래 속세의 사람이 아닌가? 자네가 살던 속세의 집으로 가란 말일세."
순우분은 그제야 그 뜻을 깨닫고 자기의 집으로 돌아왔다.
꿈에서 깬 순우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느티나무 밑을 파보니 개미 집이 있었다.
개미 구멍을 들여다보니까, 궁전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옳아, 여기가 괴안국의 궁전이었구나."
순우분은 꿈 속의 일을 더듬는 듯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개미 구멍은 남쪽으로 뻗은 가지를 따라 이어져 있는데 과연 그곳에 남가 고을이 있었다.
"헛된 꿈,
모두 헛된 꿈이었도다!"
순우분은 이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