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하면 지금까지는 여주 ,이천을 떠 올렸는데
이번 답사로
이름난 사기장은 문경에 다 모였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다도를 배우는 사람이나
다도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집안에
한 세트, 또는 그 이상의....
다기가 있을 것이다.
다기 보는 눈이 몽매한 나도 구색을 갖춘 다기가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나는
다완에 찻잎을 띄우는 대신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돌면서 흰눈이 살짝 내린 듯한 문양의 찻사발에는 끓인 라면을 담았고
시원한 푸른빛의 찻사발에는 콩국수를 담아 상에 올렸다.
문경요를 방문하여
도천 천한봉선생의 작품 감상 중에
나의 다완 활용법을 이야기 하게 되었다.
갑자기 웃음이 터졌고 함께 간 이가 다완에 담긴 라면을 꼭 한번 먹고 싶다며 기회를 달란다.
잘 만들어진 찻사발은 들숨과 날숨을 쉬게 된다.
뜨거운 물을 다완에 붓게 되면 찻사발은 온몸의 기를 모아 잔뜩 머금었다가 뿜어내게 되는데 이때의 물맛은 예술이라고 한다.
좋은 물을 먹는 한 방법으로
잘 만든 숨쉬는 항아리에 식수를 저장하기도 한다.
다완에 찻잎을 띄워 적당히 우려내는데 이때 찻물이 서서히 다완에 깊숙이 배어든다고 한다.
그렇게 조금씩 배어든 찻물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다완의 빛깔까지 새롭게 창출하면서
다완의 품격을 올리기도 한다나.
찻물이 배어 독특한 문양이 만들어진 찻사발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찻잎을 띄우지 않아도 한번 정도는 녹차맛을 느낄 수 있다 한다
라면을 담았던 사발에 물을 부으면 어떤 맛이?
`
우리나라에서
다기세트 하면 도천 선생이 만든 다기를 최고로 꼽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도천선생의 작품은 부가가치 또한 높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방문한 날도 선생은 가마에 불을 때고 있었다.
열 네 시간을 때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다.
만들어진 도자기 70%가 일본으로 수출이 되고 남은 30%가 국내에서 소비된다고 한다.
다도를 말하는 사람이
녹차의 맛을 아는 사람이 문경요를 모른다고 하면?
문경요 다기 세트가 없다면,
이런 등식으로
많은 이들이 다투어 방문하여 다기를 구입한다나
그저 나는
구경만 하다 돌아섰다.
그날 저녁
나는
라면을 담았던
다완에
콩나물
비빔밥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