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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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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꼬기


BY 해빙기 2007-01-13

나흘째……,

새끼 꼬기를 포기했다.

새끼를 꼬기를 언제 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해 사방으로 분주하게

다이얼을 돌렸다.

부의 척도가 되기도 했던 짚을 구하는 일은

이제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수확이 끝나는 논에서 이듬해 퇴비로~

바로 갈아엎기도 하고 인삼농가에 넘기기도 한다.

축산농사도 필요로 하기에 공급이 넘치지 않는 한

음력 4월에 짚 구경하기는~~

체험학습 강사인 A에게 반 강제로 짚을

얻어냈다.

하지만 새끼를 꼬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분무기로 적당량의 물을 품어 습기를 맞추고

새끼 꼬기를 시도하지만~

습기가 부족해서 짚이 부서지거나

가닥을 나눌 때 개수를 맞추지 못해 꼬아

논 새끼줄이 너무 굵거나 가늘어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어 낼 수가 없다.

재주가 없는 사람이 연장 탓한다고

在下者 有口無言 하지 못하고 橫說竪說 하고 있다.

이놈의 세상

지나고 나면

一場春夢이데

孤陋寡聞 하면 어떠랴 하다가도

살아온 흔적이

醉生夢死될까

後生可畏한다.

아랫사람은 어른?에 대해 논쟁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새끼꼬기가 어렵다고 횡설수설 핑계를 대고

있다.

지글지글 지지고 볶아봐야

지나고 나면 찰라에 사라져간 시간(덧없는 인생)

인 것을

배운 것이 고루하고 들은 것이 적음이 무에

그리 대수냐.

허나 살아온 흔적은 남겨 두고 싶은 부질없는

욕심에

일생을 흐리멍덩하게 산 것 아닌지

문득문득 자책하며

뒤를 밟아 오는 후세 사람이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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