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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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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됐네요!


BY 마가렛 2023-10-09

좋은 아침~^^
출근한 짝꿍이 가족 톡에 남긴 글이다.

잠잠...

조금 있다가 다시 톡이 왔다.
오전에는 일 좀 하고 오후에 운동하러 갑시다~
모르는 척 했다.

어제도 딸이 일이 있어서 광교까지 태워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모처럼 봉녕사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불자는 아니지만 고즈넉한 산사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가끔 사찰을 찾는다.
작년 봄에 봉녕사에 갔을 때 벚꽃의 흐드러짐과 곳곳에 심어 놓은 화려한 튜울립이
나의 시야에 예쁘게 담아 있었고,
가을엔 스산한 바람과 단풍이 곱게 불든 산사가 마음 한 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겨울에 친구와 갔을 때 눈을 곱게 밟으며 사그락 사그락 소리를 마음에 담아
돌아 오려고 했는데 차가 방전이 되어 서비스 기사님이 단걸음에 달려온 기억이 생생하다.
이런저런 생각에 서늘한 날씨에 커피도 덤으로 생각이 나서 슬쩍 말을 건넸겠다.
아멸한 남편은 단 칼에 내 말을 거절을 하며 나의 다리가 너무 가늘어서 운동을 해야 한단다.
1순위가 운동 맨발걷기란다.
봉녕사에서도 걸을 수 있다는 나의 말은 귓둥으로 듣고 운전만 하는 남편에게
꿀밤을 한대 때려주고 싶었지만 그렇게라도 운동을 해야 한다는 나를 도닥거리며
쌩한 얼굴로 말 한마디 안 하고 맨발 걷기에 충실했다.
나의 눈치를 보며 남편은 내일은 자기가 출근해야 되니까 혼자 하고 싶은 거 맘껏 하라고
덧붙이기에 사탕하나를 받아 먹으며  용서 아닌 용서를 했다.

그랬는데 오늘 아침 아무일 없었던 거처럼 저렇게 톡을 보내니 은근 심술도 나고
뭐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남편이 얄미워 톡을 금방 보내지 않고 모른 척하다가
잊을만할 때 톡을 보냈다.

아이고~ 됐어요! (이모곤)
.
.
.
.

그래도 가야지.

남편이 금방 답을 한다.

무슨 이모콘이야?ㅋㅋㅋ

나의 본심... 메롱!!


아이고~ 됐네요!